[국내 영리법인 병원 이것이 쟁점이다] <2>의료비 급등 공방

국내 영리법인 병원 설립을 놓고 논쟁하는 쟁점의 하나는 의료비 급등 공방전이다. 국내 영리법인 병원을 경험하지 못한 제주는 물론 전국에서도 의료비 증가 문제를 놓고 논쟁을 거듭하고 있다. 의료비 증가로 주민 가계부담이 증가, 논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정보가 부족한 도민들은 이렇다할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건강보험 지휘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보건복지부의 지휘를 받아 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보험금 징수 및 지출 역할을 한다. 국민이 부담하는 보험료는 의료계 대표, 시민대표, 공익 대표가 참여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의사들이 받는 비용의 기준이 되는 의료수가도 결정한다. 반면 민간보험은 업체가 보험료를 결정하고, 국민은 결정한 보험을 선택한다.

이와함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각 사안별로 어느 정도의 건강보험료를 지급해야할 지를 평가한다. 반면 '암보험' 등 시중에서 판매중인 민간보험은 업체내 조사단이 보험료 지급을 결정하고, 가입자의 본인 부담금을 대신 내주지만 정부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의료비 증가는 단골 이슈

의료비 부담 상승 문제는 곧잘 사회문제로 이슈화된다.

지난 2000년 도입, 시행중인 '선택진료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환자가 특정 전문의를 선택,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그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제도이지만 반대측에서는 병원이 특정 전문의에게 진료를 권유토록 악용,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주에서도 지난 2005년 선택진료제를 놓고 홍역을 치렀다. 제주대병원이 2005년 7월1일부터 선택진료제를 시행,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증가하자 도내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선택진료제 도입 저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반발, 76일간의 천막농성을 벌이는 등 대립했다.

결국 제주대병원은 공대위측과 도민 의료비 부담 최소화를 위한 5개항의 선택진료제 시행방안에 합의, 양측간 갈등도 일단락됐다.

△국내 영리법인 의료비 증가 공방

현재 서귀포시 제주헬스케어타운에 한해 추진되고 있지만 제주도-시민단체, 의료계 내부에서도 국내 영리법인 병원 설립에 따른 의료비 증가 문제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실정이다.

영리법인을 찬성하는 제주도·의료계는 영리법인 병원을 허용해도 현행처럼 의료수가를 국가가 규제, 의료비가 오르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찬성측은 오히려 도민이 암 등 특수질환의 진료를 위해 육지부로 나가야 했던 경제·시간적 부담을 축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개인 소유의 병·의원 역시 영리를 추구하고 있지만 국가의 규제로 의료비가 비영리법인 보다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영리활동 규제 방법이 문제로서, 영리나 비영리의 법인격 자체는 중요하지 않을 뿐더러 정부 역시 의료계가 반발할 만큼 상당한 규제를 하고 있다.

때문에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영업활동을 규제하면 의료비가 증가하지 않는다. 

또 중복진료, 과잉진료 부분은 현행 의료기관과 마찬가지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하는 의료수가 심사·실사가 이뤄지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의료서비스 질이 높으면 치료비를 많이 부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지금까지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저가정책으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만큼 품질을 놓여서 국민들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 목표가 될 것이다.

시민단체·의료계는 영리법인이 의료비 급등을 부추긴다고 주장하고 있다.시민단체·의료계는 영리법인이 현행 비영리법인과 다른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 이윤창출을 우선함으로써 주민들의 의료비 지출을 높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비영리법인도 이윤을 창출하지만 다른 곳에 투자하거나 배당할 수 가 없다. 반면 영리법인은 환자를 대상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할 수 있어 더 많은 이윤 창출을 위해 의료비 폭등 및 의료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킨다.

정부는 영리법인이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고, 국민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허용한다고 하지만 실제는 부유층의 고급 의료이자 선택권일 뿐이며, 의료비 폭등 및 의료 이용의 양극화 심화 등의 부작용은 일반 서민들이 부담하게 된다.

제주헬스케어타운에 진출할 영리법인 병원도 중증 질환이 아니라 척추·관절·성형·피부·치과 등 특화된 부문의 전문치료 분야에 집중할 소규모 전문 병·의원으로서, 암환자들은 서울지역 대형병원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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