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기초생활보장수급 우울한 그늘>
태어나면서부터 수급대상 2000여명, 남성 10대·여성 노년층 비중 높아

 

보건복지가족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기초생활보상수급자 현황에서 제주지역 일반 수급자는 1만1605가구·2만848명. 시설수급자를 포함하면 2만2903명이다.
현실과 큰 차이가 있는 최저생계비 기준이나 ‘이름만’ 부양의무자 등 전반적인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당장 먹고살기 버거워도 적극적인 경제활동을 제한하는 제도상 기준은 일하려는 욕구 자체를 억누르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수급대상 2000여명, 남성 10대·여성 노년층 비중 높아
수급률 4.2%…부양불능, 가족관계 단절 부양의무 포기·기피 적잖아

△태어나면서부터 ‘기초생활보장’대상

보건복지가족부가 파악하고 있는 도내 기초생활보장수급자에는 ‘기초생활보장번호’가 부여된 사람은 제외돼 있다. 제주지역의 기초생활보장 수급률은 4.2%로 전국 16개 시도중 5번째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들 수치는 특히 전국 평균 3.2%를 웃도는 등 인구 대비 ‘빈곤층’이 많은 지역으로 분류됐다.

수급자 4명중 1명은 10대 청소년(5256명)으로 파악됐다. 65세 이상 노인이 5182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중 28%(1473명)는 80세 이상 고령이다.

한창 경제활동이 활발할 30대 후반에서 40대 수급자도 3099명이나 됐으며, 0~4살 영·유아 수급자도 574명으로 집계됐다.

남성 수급자 8775명 중 2638명이 10대고, 10살 미만도 1039명으로 파악됐다. 65세 이상 노인이 1132명이다. 40대 1519명·50대 1060명 등 경제능력을 잃은 가장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 수급자 중에는 80세 이상이 1319명이나 되는 등 고령 비율이 높았다. 여성 수급자 3명 중 1명(4050명)은 65세 이상 노인이었으며 이중 776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70대 이상이다.

여성 수급자 역시 10대가 2618명으로 점유비가 높았으며 30·40대가 2483명으로 위축된 경기와 한부모가정 증가 등 사회 변화를 반영했다.

수급 대상 2가구 중 1가구(5585가구)는 5년 이상 보장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최근 3년간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경제사정으로 지원 받은 가구만 4065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에 ‘가족’도 없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늘어난 데 대해 오랜 경기 위축이나 환경변화만 탓하기 어렵다.
지난해말 기준 부양의무자 현황을 보면 수급 대상 5가구 중 1가구는 아예 부양의무자가 없다.

부양의무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부양의무를 가지고 있는 1만9365가구 중 85%에 이르는 1만6408가구는 부양능력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부양능력 미약’까지 감안할 때 부양 능력이 있는 가구는 81가구에 불과하다.

부양의무자가 없는 2654가구 중에는 부양의무자가 행방불명 상태인 경우가 1059가구로 가장 많았다. 사실상 이혼 상태(334가구)이거나 해외이주(214가구), 복역(56가구), 군복무(50가구)등으로 부양불능 상태인 경우도 있었고 기타 이유도 640가구나 됐다.

부양거부·기피는 사정이 다르다. 부양을 거부하거나 기피한 1988가구는 가족관계가 단절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양자이거나 의붓어머니, 의붓아버지 등 혈연 관계가 아닌 경우가 529가구, 기타 가족관계가 단절된 경우가 1459가구였다.

그나마 가족을 구성하고 있거나 경제활동 여력이 남아있는 경우는 다행이지만 고령의 여성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경제력은 물론 가족 관계에 있어서도 소외되고 있는 등 이에 따른 차별화된 사회적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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