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선풍기 등 상반기 예년비해 매출 적었으나 7월 무더위로 판매량 급증
고물가시대 소비행태 달라져 소형, 고효율 제품 선호 경향 뚜렷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고물가·고유가로 닫힌 지갑을 열었다. 제주지역에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7월 냉방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가전업체가 '반짝특수'를 누리고 있다.

하이마트제주지점 등에 따르면 4~6월 판매부진을 면치 못했던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기 판매량이 7월 한달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뛰어올랐다.

이처럼 냉방기 판매량이 급증한 것은 다름아닌 기승을 부리는 불볕더위 때문이다. 7월 초부터 무더위가 시작, 최근에는 폭염주의보가 지역별로 내려지고 수십일째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냉방기 판매량을 부채질하고 있다.

때문에 상반기 부진에도 불구, 7월 현재까지 냉방기 판매량은 예년보다 10~20% 상승하는 등 경기악화에도 좋은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경기악화, 위축된 소비심리로 냉방기 수요가 집중되는 4~6월 냉방기 판매량이 적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더위가 도민들의 꽁꽁 닫힌 지갑을 녹인 셈이다.

무더위로 냉방기 판매량이 늘어나긴 했으나 고물가 고유가 영향을 받으면서 소비형태는 예년과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거실에 알맞는 10~12평형이 주로 판매됐으나 올해는 소비자들이 안방 등에 걸맞은 6평형의 저가형 에어컨을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평수에 따른 가격차이는 물론 에너지 소비 등도 꼼꼼하게 체크하는 등 경기악화가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는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에너지효율을 높인 절약형 제품, 소형가전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 냉방기 이외의 TV 등 일반 가전제품은 예년에 비해 매출이 감소,  경기악화, 소비심리 위축이 판매량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 결혼한 김모씨(31)는 "생활비 아낄 요량으로 에어컨은 아예 장만하지 않으려 했다"며 "올 여름 너무 더워서 몇일전 고민 끝에 안방에만 사용할 수 있는 에어컨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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