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공사부터 준공까지 문제투성이

중앙정부에서 환경분야 우수 시책으로 평가받는 제주시 클린하우스 제도가 부실 행정으로 전락하고 있다. 청소행정의 성공적인 혁신사례로 평가를 받았지만 시행과정에서 각종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제멋대로 행정'의 비난을 받고 있다. 불가능한 하도급이 하청이란 명분으로 난무하고, 게다가 특정업체가 하청을 독식하는가 하면 준공검사·시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제주시 클린하우스 행정의 난맥상을 진단한다.

▲지역제한 입찰에도 특정업체 독식

지난 2006년부터 지난 7월 10일까지 입찰이 이뤄진 제주시 클린하우스 제작설치공사는 모두 13건·45억500여만원에 이른다. 공사에 따라 적게는 1억8000여만원에서 많게는 5억3000여만원까지 모든 공사가 7억원을 넘지 않았다.

공사금액이 7억원에 미달, 제주시는 도내 금속구조물·창호공사업 면허를 소지한 전문건설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제한 입찰을 실시했다.

그러나 지역제한 입찰에도 총 13건 가운데 3∼4곳을 제외한 모든 공사가 도급업체가 아닌 하청업체가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건설업 공사가 하도급이 불가능함에도 사실상 하도급 형태로 진행된 것이다. 30여개의 클린하우스 제작 설치의 공사기간을 착공후 50일로 제한함으로써 도급업체들이 공사를 못하고 하청을 준 셈이다.

제주시의 행태는 서귀포시가 클린하우스와 비슷한 환경자원소 19곳 제작설치공사를 발주하며 공사기간을 착공후 90일로 정한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06년부터 지난 6월말까지 준공된 10건 가운데 3∼4건을 제외한 모든 공사를 아라동 소재 O업체가 하청을 받아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공사기간이 부족, 도급업체가 실제 공사를 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공사기간을 충분히 주도록 개선하겠다"며 "하청여부는 도급업체들이 부인하고 있어 파악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준공도, 시공도  '부실'

클린하우스 공사의 준공과정도 문제투성이다.

제주시는 지난 5월16일 모업체와 3억700여만원에 용담2동(용화로남측) 클린하우스 제작설치공사를 계약했다. 공사내용은 용담2동 관내 24곳에 클린하우스를 설치하는 것이다.

시는 지난 6월말 공사가 마무리되자 현지확인 등을 거쳐 지난 6월25일 용담2동(용화로남측) 클린하우스 제작설치공사를 준공했다.

준공지역을 확인한 결과 용담2동(용화로남측) 관내에는 당초부터 24곳이 아닌 22곳에만 클린하우스가 설치됐다. 지역 민원으로 2곳은 미설치, 공사를 독식한 업체 야적중에 보관중이다.

반면 시는 준공검사 과정에서 24곳에 클린하우스가 설치됐다고 거짓으로 확인, 준공한후 준공서류를 토대로 공사비 3억230여만원을 지출했다.

민원 등으로 클린하우스 제작설치가 불가능하면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를 줄여 준공한후 계속공사로 발주해야 하는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시공과정의 결함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5월 발주해 최근 준공을 앞둔 용담2동(용화로북측) 클린하우스는 성분 분석결과 크롬과 니켈이 KS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재시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이미 준공된 용담2동(용화로남측) 클린하우스는 양쪽 기둥을 지탱하는 바닥면 스테인레스판이 9㎜이하로 제작, 설계도면상의 12㎜에 못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제주시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묵인해오다 본보의 취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하자보수 기간이 지나지 않은 공사현장에 대해 성분분석을 의뢰하는 '뒷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지역민원으로 일부 공사현장은 클린하우스를 설치하지 못했지만 장소를 변경해 설치할 완료할 예정"이라며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클린하우스는 확인을 거쳐 하자보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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