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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면이 바다면 뭐하나아열대어류 대박 행진…대형선망어선 없는 제주 ‘헛물만’
어업용 면세유 또 올라 “조업 나가면 손해, 빚만 쌓인다”
고 미 기자
입력 2008-08-04 (월) 16:20:13 | 승인 2008-08-04 (월) 16:20:13

제주 연안에서 온대성 어류가 심심찮게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도내 수협의 계통출하 규모도 늘고 있는 등 ‘어업용 면세유 부담으로 조업을 포기한다’는 얘기가 쉽게 와 닿지 않지만 실상은 다르다.

기대 이상의 어획고로 표정관리를 하는 것은 대형 선망 어선들이고, 계속되는 조업비 부담에 도내 어업인들의 가슴은 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대형 선망어선 ‘0’…눈뜨고 헛물만 켜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제주도 동남쪽 30~50마일 해상에서 대형선망어선 5척이 온대성 어류인 전갱이 1만여 상자를 잡았다.

당시 잡힌 전갱이는 길이가 20㎝ 전후의 2년생으로 상자당 3만~4만원에 판매됐으며 선망어선은 3억여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에는 남해안 제주 인근 해역에서 온대성 어종인 갈치 200t이 대형선망에 잡혔다. 초여름에 그것도 하룻밤만에 이처럼 많은 갈치가 잡힌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초와 5월말 제주 인근 해역에서 잇따라 터진 참다랑어(참치) 대박은 올해 선망업계의 최대 희소식으로 꼽히고 있다.

대형선망어선의 대박 행진은 그러나 정작 바다를 내준 제주와는 거리가 있다.

제주에는 대형선망어선이 한 척도 없는 상황. 대형선망어선은 대부분 부산 선적으로 계통출하 역시 부산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선망어선은 몰이배와 운반선 등이 선단을 이뤄 작업에 나서는가 하면 특성상 항·포구에서 머무는 시간이 적잖다. 선망어선 1척당 승선하는 선원이 7~1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을 통한 지역 경제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흐름에 맞춰 어업전진기지 등으로 위판 수수료 등 부가적 수익을 올리는 적극적인 대응도 가능한 상황이지만 제주특별자치도 차원의 대응은 지나치게 미온적이다.

강용주 어선주는  “완도나 통영 등 수산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자치단체가 나서 어선 등을 유치하는데 반해 제주는 강 건너 불구경 하고 있다”며 “특별자치도 특성을 살려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파급 효과가 클 것” 이라고 말했다.

△적자 인생, 늘어나는 건 빚 뿐

‘할 줄 아는 게 고기 낚는 일 뿐’이라는 A씨(54·제주시 한림읍)는 요즘 놀고 있다.

작지만 자신 소유의 소형어선(5t)을 가지고 인근 바다에서 낚은 고기를 횟집에 납품하는 것으로 가족 생계를 꾸려왔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피서 관광객이 늘면서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벌이는 고스란히 기름 값에 들어간다. 어업용 면세유가 한 드럼(200ℓ)에 10만원 수준이던 지난해만 해도 빠듯하게 살림을 유지했지만 올들어 기름이 두 배 이상 뛰면서 가계부는 계속 적자다.

A씨는 “조업량이 많다고 해도 나가는 돈이 늘어 현상 유지도 힘들다”며 “대출금에 생활비, 기름값 등을 제하고 나면 늘 마이너스가 된다”고 하소연했다.

그나마 갈치 잡이 어선들은 조업을 할만하지만 한창 제철인 오징어·한치 잡이 어선들은 ‘죽을 맛’이다.

소형 선박이라고는 하지만 하루 밤 작업에 최소 30만원 정도의 기름이 소요된다. 이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활오징어를 최소 20㎏은 잡아야 하지만 어황 부진으로 3~4㎏를 잡기도 버겁다. 하루 벌이가 채 5만원이 안 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적자만 20만원이 넘는다.

힘들여 잡은 한치나 오징어를 횟집 등에 넘기 다고 하더라도 경기 위축 탓에 제대로 팔리지도 않는 등 설상가상이다.

여기에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타면서 유류 공급가격이 내려가는 것과 달리 수협의 어업용 면세유 공급가는 지난 1일부터 오히려 상향조정됐다.

수협의 어업용 면세유 공급가는 지난 3월 1드럼 13만3000원 이후 4개월 연속 올랐다. 지난달 1일 22만6060원으로 사상 처음 20만원을 넘어 선데 이어 이달 들어 다시 6400원 정도 비싸졌다.

수협 관계자는 “원유가 수입된 후 정유 되고 수협에 납품되는데 3개월 정도 시차가 생기는 등 10월은 돼야 가격 하락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어업인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면세유 공급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지만  상황을 개선하는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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