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올림픽 징크스는 없다.'

`주부총잡이' 부순희(33.한빛은행)의 `금빛' 총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풀이 무대는 22일 시드니 근교의 세실파크 국제사격센터.

부순희는 10년 넘게 세계정상을 지켜온 스포츠권총에서 입상, 지겹게도 따라붙는 올림픽 징크스를 떨쳐내겠다는 각오다.

부순희가 메달, 그것도 금메달을 따야하는 이유가 있다. 암투병 중인 친언니 신희(39)와 시어머니, 그리고 `불모지' 한국권총에 희망을불어넣어야 한다.

한국은 소총이 차영철, 이은철, 여갑순, 강초현 등 4명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를배출하는 동안 권총에서 메달은커녕 번번이 본선의 벽에 막혀 무릎을 꿇었다.

부순희는 88년 서울대회부터 올림픽과는 인연이 먼 선수.

86년 제주여상 2년 때 태극마크를 단 그는 '94세계선수권, '99월드컵파이널스등 수많은 국제대회를 제패한 세계적 스타인 데도 유독 올림픽에서는 침묵을 거듭했다.

첫 올림픽무대인 서울에서 17위에 그친 데 이어 92년에는 최종 대표선발전에서오발탄을 날려 출전조차 못했고 4년전엔 출산에 따른 컨디션 난조로 아깝게 4위에머물렀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메달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장갑석(한체대 교수) 권총코치의 `조심스런' 분석이다.

대표팀은 기대치를 높여 선수 부담만 가중시킨다며 확인을 거부했지만 부순희는지난 16일 스포츠권총 연습사격에서 본선 596점을 쏴 디아나 요르고바(불가리아)의세계기록(594점)을 경신한 것으로 밝혀지는 등 격발감각이 최고조에 올라 있다.

"그동안 며느리가 아무 걱정 없이 총을 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해준 시어머니의 은혜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금메달 표적을 노려보는 주부총잡이의 이슬 맺힌 눈가에 한국사격의 미래가 달려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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