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읍 출신 독립운동가 고 김재진 선생 15일 건국포장 포상
독립운동 자료 소실 자녀들 10년간 일본 오가며 아버지 업적 증명

   
 
  ▲ 고 김재진 선생의 셋째 아들인 병섭(59. 사진 가운데)씨와 넷째 아들 병석(58. 오른쪽), 아홉 번째 딸 병연(58)씨가 아버지의 생가터에서 아버지의 독립운동 공적을 설명하고 있다.  
 
"아버님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10년을 고생했습니다. 자식으로서 소임을 다한 것 같아 매우 기쁘고 가족들이 자부심이 큽니다"

제주시 조천읍 출신 독입운동가 고(故) 김재진 선생이 광복 63주년을 맞아 정부로부터 건국포장을 수상한다.

김재진 선생은 일본 오사카 등에서 반일 독립운동을 주도하면서 2년간 옥고를 치렀지만 국가유공자로 선정되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김 선생은 1928년 신촌리 농민야학반 사건에 연루돼 일본으로 피신한 뒤 노무자로 위장취업하면서 오사카조선노동조합총동맹과 재일조선노동조합총연맹 전국협의회 오사카 동구책에 가입해 반황제, 반식민 활동 전개했고, 재일동포들에게 독립사상을 고취시켰다.

김 선생은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1933년 7월 일본경찰에 붙잡혀 제대로 재판도 받지 못한 채 오사카 형무소에서 2년여 동안 옥살이를 했다. 김 선생은 해방 후에도 국가창건에 공헌하다  1959년 2월 사망했다.

그러나 김 선생은 독립운동에 크게 공헌을 했지만 정부로부터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가족들은 김 선생의 구속 자료를 확보했지만 출옥자료는 2차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공습 등으로 소실되면서 형량을 입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 선생의 장남인 병규씨(73·부산시 동구 거주)는 아버지의 독립운동을 입증하기 위해 10년간 일본과 국내를 돌아다니며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김병규씨는 일본 외무성으로부터 김 선생의 출옥 자료가 소실됐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확보했고, 교토대학과 일본국제도서관을 여러 차례 방문해 일본내의 항일운동 연구자료와 논문, 당시 발간 책자 등을 찾으며 아버지의 독립운동 자료를 하나씩 모아갔다.

특히 2년전 제주시 신촌에서 아버지의 출옥기념 사진을 찾고 국가보훈청에 재신청하면서 올해 국가유공자로 인정을 받게 됐고, 15일 부산시민회관에서 병규씨가 대신해 국가포장을 받는다.

제주시 조천읍에 살고 있는 병섭(61)·병석(59)·병연(58·여) 남매는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위해 일생을 바쳤지만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해 자식으로서 죄책감이 들었다"며 "지금이라도 아버지의 업적이 공식적으로 인정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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