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殘)소리 

<최정열 감독 / 2008 / 9min 40sec / 35mm / color>


# 상영 섹션 : 가족의 발견

# 상영 일시 : 8월 23일(토) 오후 5시


# 시놉시스

오늘도 엄마는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 연출의도

우리들은 자주 혹은 가끔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살아간다.

들을 때는 귀찮고 짜증스럽지만 살다보면 그 잔소리가 무겁게 다가 올 때가 있지 않을까?

참을 수 없었던 잔소리가 가슴 속 깊은 곳을 파고들 그 때가.    

 

# 영화 <잔소리>는...

영화는 늦잠 자는 아들을 깨우는 엄마의 잔소리로 시작된다. 어쩌면 영화를 보면서 귀를 막는 이들도 많을 듯 싶다.

익숙한 풍경이 이어진다. 아들을 위해 요리를 준비하고 빨래를 해주는 엄마는 아들에게 일어나라고 보챈다. "요즘 대체 뭐하고 다니냐"는 호통과 함께. 아침부터 시작되는 '잔소리'의 종합선물세트를 받다보면 가끔 하루종일 기분이 언짢을데가 하루 이틀이 아니다.

흔히 '바가지 긁는 소리'라며 소음으로 일컫는 '잔소리'에 대해 새로운 물음을 던지는 영화가 '잔소리'다.

영화는 인생에서 '잔소리'를 빼면 공허할 정도로 잔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며, 잔소리가 되려 인생의 흐름을 받치는 토대라고 언급한다.

"누가 그걸 모르냐"며 따지는 이들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영화의 표현력에 있다. 영화는 상영시간인 10분도 안되지만 그 안에 말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응축해냈다.

단편영화의 힘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를 다 보고나면 가슴속에 뭔가 묵직한게 자리잡았다는 것을 느낀다.

영화의 힘은 이런 것이다. 영화가 '잔소리'의 미덕을 애써 이야기 했는데 관객에게는 그저 시끄러운 '잔소리'로만 남았다면 영화는 목적달성에 실패한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잔소리에 숨겨진 미덕을 알려내는데 관객의 정서를 잘 컨트롤해내 '잔소리' 이면에 숨겨진 가치를 잘 빚어냈다. 직접 영화가 전달하는 정서를 확인하시라.

<이영윤 제주영화제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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