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명·동화작가>

지난 8월 15일은 광복절 63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건국 60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단위의 행사를 경복궁에서 펼치는 지금 정부를 바라보면서 나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설마 그러려고 했던 일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반만년 역사를 이어 온 우리의 지난 역사를 어찌하고 그런 망발(妄發)을 서슴없이 하는 것일까?

게다가 그제 도내 모 대형마트에 갔다가 정말 아연실색(啞然失色) 할 광고 문구를 보았다.

 '대한민국 건국 60년 기념 특별 할인대축제'

우리 조상들이 대대손손 지키며 가꿔 온 우리의 반만년 역사와 문화를 어찌하고 이토록 무모하게 짓이겨놓는 작태(作態)를 부린단 말인가?

건국 60년?

지금 우리는 왜 침묵하며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먹고사는 문제에 갇혀 우리의 아이들에게 반만년 역사를 지닌 제나라의 역사를 100년도 채 안 된 신생 독립국가로 정녕 만들 것인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이등박문의 동생처럼 행세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묻는다. 남한 단독정부가 수립된 1948년 이전에는 우리민족의 역사와 나라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또, 김상웅 전 독립기념 관장은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 일을 '건국절'이라 정한다면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60년 된    신생국가이며, 임시정부의 존재가 보잘 것 없는 '망명정부' 신세가 되고, 임시정부와 대한민국 사이에 존재할 미군정 3년은 한국사에서 떨어져나가 미국사에 편입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조금만 천천히 깊이 생각하고 이후에 일어날 일들을 10년, 20년, 30년 그 이후를 생각하고 되짚으며 국정 운영을 해주길 정말, 정말 간곡히 바라고 바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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