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 비리 제보와 소방본부

용기있는 사람의 내부고발은 조직을 건강하게 변화시켜왔다.

김용철 변호사의 내부고발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자리에서 끌어내리며 삼성을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들었고 다국적 제약업체인 머크의 바이옥스라는 관절염 치료제는 심장발작을 높인다는 한 과학자의 내부 고발로 시판이 중지되기도 했다.

지난 18일 오전 제주소방본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고위 소방관의 비리 역시 내부고발자의 제보로 세상에 드러났다.

제주소방본부는 제보가 세상에 알려지고 기자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치자 "일부 사실이 아니고 와전된 부분도 있다"며 "19일 오전 해명 브리핑을 실시하겠다"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러나 19일 오전 제주소방본부는 예정된 기자브리핑을 25분 앞두고 갑자기 취소를 통보해왔다. 아직 내부진상조사가 마무리되지 않고 도감사위에서 조사가 시작됐다는 것이 이유였다.

간부들의 비리가 제보된 상황에서 본부차원의 내부진상조사가 제대로 될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그들이 말하는 진상조사의 뜻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때마침 소방본부의 고위 간부는 "잘못된 제보를 한 제보자도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최근 내부고발자에 의해 잘못된 부분을 들킨 많은 기업들이 변명보다는 '이실직고'하고 잘못된 부분을 시정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제주소방본부 역시 내부고발자를 찾으며 가뜩이나 격무에 시달리는 소방공무원들을 의심하기 보다 반성부터 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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