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핸드볼 '분패' …한국 金 10개 획득

   
 
   
 

   
 
   
 
【베이징=뉴시스】

'효자종목'이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었다.

금메달 획득의 막중한 임무를 띠고 경기에 나선 태권도의 임수정(22, 경희대)과 손태진(20, 삼성에스원)은 부담을 딛고 금메달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금빛 발차기'에 힘을 얻은 한국은 금 10개, 은 10개, 동 6개로 종합 7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먼저 희소식을 전해온 쪽은 임수정이었다.

여자 57kg급에 출전한 임수정(22, 경희대)은 21일 오후 9시(한국시간) 베이징과학기술대학체육관에서 열린 아지지 탄리쿨루(22, 터키)와의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2002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임수정은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3회전 종료 22초전까지 0-0으로 탄리쿨루와 팽팽하게 맞서던 임수정은 깔끔한 뒷차기를 성공시켜 경기 첫 리드를 잡았다. 승기를 잡은 임수정은 남은 시간 탄리쿨루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 개 모자란 10개의 금메달을 채우기 위해 약관 손태진이 나섰다.

손태진은 남자 68kg급 결승전 마크 로페즈(26, 미국)와의 경기에서 경기 종료 2초를 남겨두고 1점을 얻어 3-2로 제압하고 선수단에 10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마지막 3회전부터 로페즈의 경기 운영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던 손태진은 종료 2초를 남겨두고 회심의 일격으로 1점을 따내 승리를 챙겼다.

손태진은 한국 태권도 남자 68kg급에서 첫 번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우생순' 재연을 노렸던 여자핸드볼은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에 가로막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유럽의 강호 노르웨이와 만난 여자핸드볼팀은 28-28로 맞선 경기 종료 직전 노르웨이의 슛이 인정되며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한국은 오는 23일 오후 2시30분 헝가리와 동메달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치게 됐다.

전반 초반 상대 피봇 플레이에 고전하던 여자핸드볼팀은 전반 15분부터 24분까지 노르웨이를 무득점으로 묶으며 전반을 15-14로 마쳤다.

후반 초반 집중력이 떨어진 듯 연거푸 실점을 허용한 여자핸드볼팀은 골키퍼 이민희의 신들린 선방으로 끝까지 치열한 승부를 연출했다.

끈질긴 추격전 끝에 후반 종료 5초를 남기고 동점골을 꽂아 넣은 여자핸드볼팀은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허무하게 결승행 티켓을 날려버렸다.

경기 종료 직전 그로 함메르셍이 날린 언더슛은 비디오 판독 결과 골라인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심판은 그대로 득점을 인정하며 경기를 끝냈다.

임영철 감독을 비롯한 한국 코칭스태프는 골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경기 감독관과 심판위원들에게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결과를 되돌릴 순 없었다.

세계최강 중국의 아성에 도전했던 남녀탁구는 초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04아테네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유승민과 '신예' 윤재영은 모두 16강 문턱에서 주저앉았고, 여자 단식의 김경아와 박미영 역시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맏형' 오상은만이 8강 진출에 성공해 세계랭킹 2위 중국의 마린과 준결승 티켓을 놓고 경기를 치른다.

또한, 그동안 꾸준히 선수단에 금메달을 선사했던 레슬링은 노골드로 대회를 마쳤다.

레슬링의 마지막 주자였던 김재강은 자유형 120kg급 16강전에서 마리드 무탈리모프(28, 카자흐스탄)에게 0-2로 패했다.

태권도계에서는 금메달 소식 못지 않은 또 다른 낭보가 날아들었다.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황금 발차기로 금메달을 차지했던 문대성(32, 동아대교수)이 그 주인공이었다.

IOC 선수위원에 출마했던 문대성은 투표 결과에서 후보자 29명 중 가장 많은 득표수를 기록하며 아시아 첫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됐다. 이로써 한국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이어 2명의 IOC 위원을 보유하게 됐다.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올림픽에 자력 진출한 리듬체조의 신수지는 한국 체조의 가능성을 세계에널리 알렸다.

'아름다운 도전'을 시작한 신수지는 경기 첫 날 후프와 로프에서 각각 16.375점과 16.325점을 기록했다.

남자허들 110m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인 류샹(중국)이 빠진 틈을 타 그의 라이벌인 데이런 로블스(쿠바)가 12.93초의 기록으로 여유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400m에서는 미국의 라숀 메릿이 43.75초의 기록으로 대표팀 동료인 제레미 워리너(44.74초)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은 또 다른 자국 선수인 데이비드 네빌까지 3위를 차지하며 금·은·동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한편, 폐막을 불과 3일 앞둔 21일 현재 종합 7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남은 기간 태권도와 야구에서 최소 1개 이상의 금메달을 추가할 것으로 보여 당초 목표했던 아시아 2위와 종합 10위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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