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제주지역만 현물가격보다 높은 농협계통가로 공급 도내 기름값 비싸
최근 계통가 하락 불구 정유사 인하 거부…주유소협회 청와대 등 진정서 제출

제주지역 기름값이 다른 지역보다 비싸 도민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러나 정유사의 횡포와 유통구조상 문제로 인해 도내 고유가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제주지역 기름값 왜 비싸나
1일 기준 제주지역 주유소 판매 유류가격은 휘발유가 ℓ당 1739.7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서울(1787.9원)에 이어 2번째로 높다. 또 전국평균 1708.4원보다 31.3원 비싸다.

도내 경유가격도 ℓ당 1654.5원으로 서울(1700.8원) 다음으로 높았으며 전국 평균 1646원보다 8.5원 비쌌다.

이처럼 도내 기름값이 비싼 이유는 정유업체들이 다른지역에 현물가격으로 공급하는 반면 제주지역만 농협계통가로 책정하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한국주유소협회 제주도지회에 따르면 현재 농협계통가격은 현물가격보다 ℓ당 30~80원 정도 비싸다. 결국 정유업체들은 다른 지역보다 높은 가격으로 제주지역에 유류를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와 주유소협회는 농협중앙회에 계통가격 인하를 요구했고, 농협중앙회는 제주지역에 한해 제주지역본부가 가격을 결정할 수 있게 위임했다.

제주농협과 현대오일뱅크는 협의를 통해 이번주부터 도내 계통가를 휘발유 ℓ당 30원, 경유 20원씩 인하했다. 하지만 다른 정유업체는 농협중앙회의 계통가격을 따르겠다며 인하를 거부하고 있다.
 
△제주사회 공동으로 문제 해결해야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강원도는 제주도보다 물류비가 더 소요되고 있지만 다른 지역과 현물가격이 같다고 밝혔다.

또 현물가격에 저유비가 포함돼 제주지역 공급가가 타 지역보다 비쌀 이유가 없고, 외상거래 주유소에 대해 이자비용으로 ℓ당 10원 정도 더 받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유업체들이 섬이라는 이유로 제주지역 공급가를 ℓ당 70~80원 비싸게 책정, 지역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다른 지역 주유소들은 마진을 5~10%를 남기고 있지만 도내 주유소는 타 지역과 가격차이를 줄이기 위해 4% 이하의 마진으로 판매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주유소협회 제주지회는 '정유사들이 제주지역에서 부당한 횡포와 폭리를 취하고 있어 이를 해결해 달라'며 지난달 30일 청와대와 국세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2년전부터 정유사의 부당행위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도와 주유소 업계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들이 합심해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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