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감귤산업, 체질을 바꾸자 (2)돈 버는 열매를 만들자

2008년산 노지감귤 생산량이 지난해 보다 감소할 것으로 관측, 농가·상인이 가격상승을 기대하고 있지만 소비지의 반응은 세심한 노력을 더 요구하고 있다. 2007년산 감귤가격이 폭락한 원인으로 생산량 증가·당도 하락 외에도 비상품과의 소비시장 출하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2008년산 감귤가격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생산량 감소에 급급하기 보다 비상품과를 따내는 농가들의 열매솎기가 우선돼야 한다.<전문>

△비상품과 출하는 소비자 불신 초래

농가·상인들은 아무리 비상품 감귤이라 할지라도 스스로 폐기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다. 가공용으로 수매하지 않더라도 비상품을 아주 낮은 가격에라도 시장에 출하하려는 유혹에 끌리게 된다.

하지만 올해 가공용 수매대상에서 제외된 0번과, 10번과를 비롯해 상처과 등의 비상품을 나무에서 따내지 않은 채 상품과일에 섞어 이른바 '속박이' 형태로 시장에 출하하면 생산량 감소·당도 향상에 따른 가격 안정화도 기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전국 공영도매시장의 중·도매인들이 비상품과 매입을 금지키로 결의했고, 일부 물량을 매입하더라도 소비자들로부터 퇴짜를 맞기 때문이다.

지난해 극조생 감귤이 첫 출하, 10월17일 서울 가락동시장에서 열린 경매현장에서도 불량감귤들은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의 혹독한 댓가를 치렀다.

상처과 등 비상품과를 상품과와 섞어 출하한 제주시 모 작목반의 경매가격은 ㎏당 500의 최저가를 받았다. ㎏당 출하비용 300원을 제외한 수취가는 200원에 불과, ㎏당 500원에 이르는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불명예'를 자초했다.
특히 비상품과의 출하는 이후에 출하된 감귤가격까지 하락, 제주생명산업의 기반을 붕괴시켰다.

천호진 농협중앙회 가락동 경매차장은 7일 "생산량 감소로 가격상승을 기대, 비상품과의 유통이 우려된다"며 "비상품과 출하는 감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초래, 전체 농가에게 악영향을 끼친다"고 고품질 출하를 부탁했다.

△가격향상·인건비 절감 '일석이조'

비상품과 등 불량감귤을 나무에서 따내면 상품율 향상으로 농가수취가격을 높이는 한편 경영비용도 절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제주농협이 2003~2007년의 5개년 감귤가격을 분석한 결과 상품과는 평균가격 이상을 받았다.

전국 8대 공영도매시장에 상장된 5개년의 규격별 평균 가격은 10㎏당 3번과 1만557원, 4번과 1만1717원, 5번과 1만1659원, 6번과 1만364원으로 같은 기간의 평균 1만357원에 비해 높았다.

특히 불량감귤 열매솎기는 인건비도 절감, 농가의 실질소득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2006년산 감귤 조수입이 6603억원으로 2005년산 6006억원에 비해 587억원(9.85%) 증가했지만 실질가격은 2005년산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제주본부의 분석 결과 소비자가격에서 차지하는 농가 실질가격은 2005년산이 52.1%로 2006년산 49.6%에 비해 2.5%p가 더 높았다.

2006년산 감귤이 2005년산에 비해 포장·하역·수송비, 상장수수료 등의 직접비가 2005년산에 비해 2.0% 하락한 반면 인건비 등 간접비는 2.0% 증가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감귤의 실질소득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농가 스스로 불량열매를 따내는 등 수확기의 인건비를 줄이는 실천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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