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택·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 근무하면서 "개발센터와 비슷한 직장이 제주도에 여러 개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을 자주 한다. 올해 초 개발센터에는 제주를 떠나 서울로 유학 간 학생들, 제주에서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 그리고 제주에 연고를 가지지 않은 인재들이 골고루 입사했다. 제주와 이전에는 별 인연이 없었던 인재들이 멀리 제주까지 와서 일하게 된 것은 좋은 일자리가 지닌 매력이 그 만큼 크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제주의 바깥에서 인재를 불러 모을 수 있을 정도의 직장이 많다면 우리 제주의 인재들이 바깥에 나가서 직장을 찾을 필요성을 굳이 느끼지 않을 것이다.

19년 동안의 교수 생활동안 제주대학교에도 뛰어난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외국인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유창한 외국어 실력, 뛰어난 학문적 감수성과 이해력을 보이는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들 뛰어난 학생들 또한  졸업해서 좋은 직장을 가지기 어렵다는 사실이 몹시 안타까웠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 해도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없으면 좋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게 돼 있다. 필자는 대학 교수 시절부터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우리 제주의 인재들이 제주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왔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주요 임무는 6대 핵심프로젝트를 비롯한 개발사업을 통해 제주의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고 국제자유도시를 조기에 정착시키는 것이다. 개발센터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여러 개발사업들이 국제자유도시 제주에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이며 그리고 이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많은 기회를 부여할 수 있을까라는 점이다. 휴양형주거단지와 신화역사공원을 비롯한 여러 사업들의 가치 평가는 투자자의 수익은 물론이고 이것이 얼마나 많은 고용유발효과와 소득파급효과를 지니는가에 의해서 이뤄진다. 즉 개발 사업을 통해 얼마나 많은 도3민들이 경제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가는 개발센터 프로젝트의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하지만 제주가 좀더 발전하고 우리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부여되기 위해서는 개발센터의 노력이외에도 젊은이들의 분발 역시 필요하다. 현대의 인재상은 도덕적이고, 열정적이면서도 실력을 갖춘 다중능력자를 원한다. 그러한 능력자가 되기 위해서 우리 젊은이들이 영어 하나 쯤은 완벽히 해야 하고 제2외국어 공부를 대학 시절 심도 있게 해놓으면 좋을 것이다. 예리한 관찰력과 풍부한 감수성을 길러주면 금상첨화다. 젊은이다운 맑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국제자유도시 제주를 이끄는 인재가 되려면 어느 누구보다 절차탁마(切磋琢磨) 할 수 있어야 한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글에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구절이 있다. "우리는 어려운 것에 집착해야 합니다. 자연의 모든 것들은 어려운 것을 극복해야 자신의 고유함을 지닐 수 있습니다. 고독한 것은 어렵기 때문에 좋은 것입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좋은 것입니다." 이 시는 사랑에 관해 다루고 있는 짧은 글이지만 그 중에서도 나는 어려운 것에 집착해야 한다는 말에 주목하고 싶다. 젊음이란 항상 모든 것에 새로우며 그래서 모든 것이 어렵다. 하지만 그러한 어려움들은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젊은이들이 어려운 것을 극복해내는 의지를 갖기를 바라는 것이 이 글의 요체다.

우리 젊은이들이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용기를 갖고 살기를 바란다. 힘듦과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기를 원한다. 공부를 하는 것도 취직을 하는 것도 많은 노력과 땀을 요구한다. 하나의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많은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앞으로 개발센터와 젊은이들이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제주의 미래를 희망으로 가득 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제주의 젊은이들에게는 많은 일자리가 주어지고 높은 수준의 문화와 경제가 꽃피기를 나는 오랫동안 소망해왔다. 올해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젊은이여, 분발하라. 제주의 미래는 여러분들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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