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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무소 터 오니 옛 악몽 떠올라"4·3 도민연대, 수감생존자들과 대구·인천 유적지 순례
문정임 기자
입력 2008-11-03 (월) 10:12:14 | 승인 2008-11-03 (월) 10:12:14

   
 
  지난 1일 옛 대구형무소 터에서 4.3당시 대구형무소 수형희생자를 위한 진혼제가 4.3도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지난 2일 인천시 남구 학익동 옛 인천소년형무소 터에서 4.3당시 인천소년형무소 수형희생자를 위한 진혼제가 4.3도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그때 난 18세였는데 아버지와 짚을 일다가 순경한테 잡혀갔어. 안덕지소, 서귀포경찰서 등지서 달포씩 두들겨 맞고 10년형 받았지. 뭣 때문인지 몰라"

"여기가 정문이야. 확실해. 내가 문틈으로 저기 저 산을 바라보던 기억이 나. 그땐 엄지손가락 두 개를 철사로 묶어 짐짝 옮기듯 이리저리 옮겨 다니고 그랬어"

형무소 옛 터를 찾자 수감생존자들 사이에서 격앙된 증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시 갓 소년티를 벗을 정도의 어린 청년이었던 이들이 60년을 돌아 다시 그곳을 찾았다.
 
지난 2000년부터 매년 전국 4·3유적지를 순례 해온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이하 4·3도민연대·공동대표 김평담, 김용범, 윤춘광, 양동윤)가 지난 31~2일 4·3수감자 생존자 7명과 함께 대구형무소·인천소년형무소 등을 찾아 제주4·3희생자들의 영면을 바라는 진혼제를 올렸다.

이날 참가한 생존자들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수감자들. 당시 인민군에 밀리던 한국군이 남하하며 복역자들을 총살시키던 중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가 역전되면서 살아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형집행이 자신의 앞방에서 멈춘 경우도 있었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지만 다시 역사의 소용돌이로 인해 목숨을 건진 사람들이다.

 

1일 옛 대구형무소가 있던 대구시 중구 삼덕동에서 술과 고사리, 옥돔, 귤, 빵 등 제주음식을 정성껏 올린 진혼제가 봉행됐다. 4·3사건 발발이후 대구형무소에 위령제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촉이 타오르자 생존자들은 '그 때'의 고통이 떠오르는 듯 눈시울을 적셨다.  

대구형무소는 4·3당시 불법재판으로 15년이상의 형량을 선고받은 사람들이 복역했다.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대구형무소에는 제주4·3사건 관련 재소자 200여명을 포함한 4000여명이 수감돼 있었고 이들 중 1402명이 1950년 7월중 군에 인계, 대부분 경산의 코발트 광산이나 가창골에서 학살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제주4·3관련 재소자는 142명이었다.

이날 진혼제에는 당시 대구형무소에 수감됐던 김영주(조천읍 선흘2리·86)·양규석(안덕면 화순리·86)씨를 포함한 수형생존자들과 4·3도민연대, 4·3연구소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가했다. 생존자들은 이 자리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생생한 4·3의 증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4·3도민연대는 2일 2008 전국 4·3유적지 순례 일정을 마치는 자리에서 지속적인 4·3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 발표했다.

4·3도민연대는 결의문을 통해 "정부의 4·3진상조사보고서는 4·3희생자 수를 2만5000~3만여명으로 명시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4차에 걸친 희생자 신고자는 1만5000여명에 불과하다"며 "지속적인 4·3진상규명사업 재개, 4·3역사현장 보전사업 시행, 추가 4·3희생자 자진신고기간 연장" 등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한편 4·3도민연대는 1일 대구형무소에 이어 2일 당시 인천소년형무소가 있던 인천시 남구 학익동을 찾아 진혼제를 올린 뒤 이날 제주로 돌아왔다. 4·3도민연대는 순례기간 부산·마산·마포형무소 옛 터를 방문하기도 했다. 대구·인천=문정임 기자 mungdang@jemin.com

문정임 기자  mung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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