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봉·(재)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 원장>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를 혼돈의 세계로 몰아넣고 있다. 지금까지는 청정환경에서의 1차 산업과 관광산업만으로 큰 어려움 없이 제주가 버틸 수 있었으나, 이미 전국적으로 어느 지역이든 청정환경과 문화관광등을 표방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니 경쟁의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취할 길은 여러 갈래이겠지만 여기에서는 미래 성장동력 엔진으로서의 바이오산업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이 산업은 그 범위가 대단히 넓어 생물의약, 생물화학, 농업과 식품, 환경, 자원과 에너지, 그리고 해양생물자원 등을 총 망라하고 있는 지식기반첨단기술산업이다. 

여기서 바이오 2차 산업을 이야기하는 데에는 2가지 측면을 고려한 때문이다. 첫째는 제주의 허약한 경제구조 체질이다. 지금까지는 1차와 3차 산업이 제주경제를 뒷받침해 왔으나 우리나라의 지역마다 너도나도 이 2가지 산업을 지역특화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니 과거와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청정환경을 무기로 삼는 제주이지만, 2차인 고부가가치 산업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1차와 3차 산업 육성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제주도 인구가 100만은 돼야 한다고 하지만 근래의 여러 정황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정착인구와 관광객 수가 늘 수 있는 몇가지 요인이 있었거나, 현재 있기는 하지만 여러갈래의 의견대립으로 꽉 막혀있다. 단순비교로 매년 인구가 3000명씩 증가한다고 했을 때 10년이면 겨우 3만명, 100년이면 30만명 증가에 불과 할 것이다.

게다가 고등학교까지 열심히 공부해 타 지역으로 빠져 나가는 젊은 고급두뇌 인재들이 돌아오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으니 올수 없다. 이들이 돌아와서 제주를 이끌어 나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BT를 중심으로 하는 연구개발 여건을 만들어 주고 그 결과 생산라인이 돌아가고 물류유통을 통한 시장 활성화로 경제가 되살아 나도록하는 선순환 과정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렇다면 제주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있기나 할까. 우리들 주변에는 8000종에 이르는 생물을 비롯해서 지역을 넘어 세계의 명품으로 만들 수 있는 귀중한 자원들이 너무나 많다.

여기서는 2가지 예만 들기로 하자. 말은 이미 제주를 상징하는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말고기는 지방질과 칼로리 그리고 콜레스테롤이 적은 반면 고단백질이므로 현대판 최고의 웰빙 식품이다. 세계 최고의 요리를 자랑하는 프랑스와 이태리에서는 최고급 요리로 국민들이 애호하고, 가까운 일본을 비롯한 징기스칸의 말발굽이 들어간 유라시아 대륙에서도 즐기는 음식이다.

게다가 말기름은 아토피 치료를 비롯한 화장품 원료로 옛날부터 애용되 왔고 지금도 그 효능이 널리 인정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말을 이용한 세계적 축제뿐만 아니라, 트레킹코스 개발과 더불어 무궁무진한 각종 이벤트를 개발하므로써 체험관광에 가장 적합한 자원임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지금의 1만 8000두를 10만두 정도로 사육시키면서 1·2·3차 산업을 연계한 패키지 산업으로 육성시킨다면 말이라는 한 품종만으로도 수천억~1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는 물론 그것과 연관되는 상당한 일자리 창출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한가지 예를 더 들기로 하자. 제주는 사면이 바다인 섬이지만 실제로 바다에서의 생산활동은 어선어업에 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고의 조선기술과 잠수함 건조 및 세계적인 IT기술 보유 국가임에도, 이것을 융합한 원천기술 첨단산업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바다에 최첨단 해양생물생산기술을 접목한 시설을 갖춘다면 다양한 생물생산은 물론 가공과 물류유통 및 해양관광을 통한 1·2·3차 산업을 연계하므로써 엄청난 일자리 창출과 고급 두뇌의 유입이 될것이고 최소 1조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있게 된다고 확신한다.

이처럼 제주에는 제주만이 갖는 비교우위와 잠재력이 있음에도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남들이 하는 것만 쫓아가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조급하게 2~3년내에 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3~5년 정도 이상 투자하며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국제자유도시 건설을 위해서는 외자유치뿐만 아니라 1·2·3차 산업을 연계시킬수 있는 내생적 개발이 병행되었을 때 흔들리지 않는 제주특별자치도가 탄생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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