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매취사업 추진 농가들 수출물량 출하 않아
수출업체 “당장 수출 차질·바이어와 신뢰 상실”

양배추의 수급조절을 위해 매취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나 치밀한 검토와 논의없이 추진돼 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어렵게 일본과 대만 수출 길을 뚫었던 양배추 수출업체들은 농가들이 매취사업을 신청하면서 수출물량을 내놓지 않아 진퇴양난에 빠지고 있다.

지난 16일 양배추 주산지 5개 농협과 행정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산 양배추에 대해 농협이 농가들의 양배추를 구입해 직접 판매하는 매취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도는 매취사업에 따른 지역농협의 이자손실분을 보전함으로써 매취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따라 18일부터 25일까지 리사무소를 통해 매취사업 신청을 받고 있으며 전체 재배면적의 70%이상이 신청하고 12월 중순 실제 계약이 이뤄질 경우 매취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농협이 구입하는 단가는 3.3㎡당 2500원 수준이다.

그러나 양배추 처리난을 덜기 위해 행정기관의 부탁으로 수출 길에 나섰던 수출업체들이 당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농가들이 수출업체에 파는 것보다 매취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어 수출물량 작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도내 모 수출업체 대표는 “이달중 200t이상을 선적해야 하나 농가들이 물량을 내놓지 않아 당장 수출 차질은 물론 앞으로 계약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상황을 맞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대표는 또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구입단가를 올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며 “지금이라도 수출물량에 대한 지원책을 빨리 확정함으로써 농가들이 계획대로 수출물량을 출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수출업체 관계자는 “행정에서 업체들에게 수출에 나서주도록 요청해 어렵게 바이어와 수출계약까지 맺었는데 이제와서 도에서 이자보전까지 해주면서 매취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수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손해를 보게 생겼다”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매취사업을 위해서는 지역농협별로 수십억원이 필요해 충분한 검토와 타당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데도 행정에서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농협 관계자는 “매취사업은 농가 신청후 12월 중순 있을 계약이 실제 재배면적의 70% 이상이 돼야 추진된다”며 “매취사업이 불발될 경우 큰 혼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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