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철·제주특별자치도보훈청장>

   
 
   
 
이제 행복의 섬 제주도에서 살고 싶다. 과거 나라의 중죄인을 유배해 위리안치(圍籬安置)하던 외딴섬이나 바람과 돌과 여자가 많았던 척박한 삼다도가 아니라 동북아의 허브 국제자유도시인 풍요로운 미래의 제주를 만들자. 제주도에 한번 온 관광객이 발길을 돌리기에 너무 아쉬워 하루를 더 머물다 가고 싶고 그래도 아쉬워 다음번에 꼭 다시 찿고 싶은 제주도를 만들자.

2006년 제주도는 광범위한 자치권을 획득해 제주특별자치도로 희망찬 출발을 함으로서 국내의 한 도시, 한 지역, 한반도의 부속섬이 아닌 세계인의 관심을 끄는 국제자유도시 건설이라는 야심찬 미래를 추진하고 있다. 국제자유도시는 다문화 인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 등 3거리 문화가 있을 때 가능하다. 그래서 이제 제주도는 제주인의 것만은 아닐 것이다.

제주는 하루 빨리 개발자본에 대한 배타적 감정에서 깨어나야 한다. 개발이 없는 제주도는 하루관광의 1회성 관광지일 뿐이다.

제주도는 여러 가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간직한 살기 좋은 신들의 고향이라고도 한다. 그런데도 서울의 3배에 달하는 넓은 땅에 인구는 고작 54만이다. 낙후된 도서지역의 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에는 제주인이 아닌 이방인은 거의 없다. 육지의 사람도 외국인도 쉽게 정착하지 못한다.

왜 그럴까. 그것은 이방인을 경외하는 제주인의 배타적인 정서 때문은 아닐까. 바다와 산이 전부인 제주에서 산이 헐리고 바다가 메워지는 개발을 제주인은 두려워 한다. 자손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을 잃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래서 외부의 여러 가지 투자유치도 제대로 먹혀 들지 않는다. 신 공항건설도, 고층 빌딩도 한라산의 케이블카도 미항건설도 그렇다. 모든 일이 사사건건 반대에 부딪히고 개발과 건설은 마치 외계인들이 하는 파괴정책인양 몹쓸것으로 몰아 부쳐 투자의욕을 깡그리 무너뜨린다.

제주인이여.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가. 50년 100년 후의 제주를 내다 보자. 우리의 후손들이 평화로운 섬에서 윤택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무엇이 어떻게 필요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 하늘, 산과 바다는 세계어디에도 있다. 그래서 독특한 제주도의 하늘과 산과 바다를 만들어야 한다.

제주도에 동서남북을 달리는 전철을 만들자. 바다일주관광열차가 다니는 은하철도를 놓고 기차를 달리게 하자. 한라산에 애드벌룬을 띄우고 케이블카를 놓자. 백록담에는 사시사철 민족의 정기가 살아 숨쉬는 청록수를 담아보자. 구름위로 치솟는 빌딩도 만들자. 바다위에는 수상도시도 만들고 요트도 띄우고 바다 밑에는 해저도시와 수족관도 만들자.

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진 최대의 안락한 도시 그것이 지상낙원이며 제주도의 국제자유도시가 아닌가. 무엇을 만들든지 개발에 대한 제주도민의 긍정적인 정서와 적극적인 개발 의지가 필요하지 않을까.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의 건설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고 찬반의 갈등이 심히 그 도를 넘고 있지 않은가. 정부는 지난 9월11일에 국무총리주재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을 건설한다는 최종 발표를 했다.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4년에 완공예정인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은 시작도 하기 전에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민항중심의 개발이 아니라 사실상 해군기지이며 연산호가 서식하는 세계자연유산인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어 제주도가 끓는 가마솥처럼 부글거리고 있다. 안타까움이 앞선다. 얻는 것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잃는 것은 있기 마련이다.

당장은 아픔이 있고 손실이 있을 것 같지만 장기적인 안 목으로 내다 볼 때는 이로움이 더 크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제 민군복합형관광미항도 왜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무엇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지 현명한 판단을 내려 더 이상의 찬반양론으로 국력을 소모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가오는 기축년의 새해 '우리와 세상이 감동하는 제주 재창조'의 위대한 한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