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문화비전강좌서 건강과 성 박물관 학예사 유송아씨 주장
청소년들의 음란물 시청 차단에만 집중하는 오늘날의 성교육이 오히려 성에 대한 이중적 시각을 낳고 진정한 에로티시즘 문화를 소화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제주문화비전강좌 네 번째 순서로 지난 19일 제주문화예술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신화속의 성 문화' 주제 강연에서 유송아 건강과 성 박물관 학예사가 이같이 주장했다.
유 학예사는 이날 강연에서 "성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 욕구이자 일상적인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러한 성에 대한 이중적 시각이 에로티시즘의 문화를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앞서 유 학예사는 에로티시즘을 "인간의 성적인 면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표현물을 지칭하는 용어"라고 설명한 뒤 "문화라는 코드를 통해 대중에게 원초적 본질을 반사시키고 있는 에로티시즘이 그러나 환호와 함께 외면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 학예사는 성을 소재로 한 문화(에로티시즘)가 유독 한국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과 관련, 한국인들의 이중적인 성 시각과 편향된 성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일본·중국과 달리 전통적으로 한국인에게는 동성의 나체가 드러나는 것에 대한 공동의 수치심이 내재돼 있는데 이는 음모나 생식기 노출 등 음란물의 법적 규제 기준에 초점을 맞춰 성 관련 결과물을 접하도록 한 성교육자들의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학예사는 "때문에 아이들이 성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적 산물을 보는 시각이 오직 남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수위냐 뒤에서 몰래 봐야하는 수위냐의 문제에 머무르고 있다"고 피력했다.
유 학예사는 이날 강연에서 "이제는 성을 편안하게 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피부가 얼마나 드러났는냐가 아닌 문화적 코드 속에서 성의 상징성을 파악할 줄 아는 성숙된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