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모 고교, 고의로 우수학생에 점수 낮추라 권유
도교육청 진위파악 나서 사실 여부 주목

도내 모 고교가 2009학년도 고입선발고사를 앞두고 자신들이 신입생 유치 활동을 했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 자신들의 학교에 1지망한 중3 우수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시험에서 고의로 점수를 낮출 것을 유도했다는 소문이 나돌아 도교육청이 진위 파악에 나섰다.

해당고교는 1지망 학생 미달로 지원한 모든 수험생이 합격되기 때문에 성적우수학생들이 해당학교로 몰릴 경우, 외부에서 고입 전 신입생 유치 의혹을 제기할 수 있어 '점수 낮추기' 와 같은 편법을 동원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러한 제보가 잇따르자, 일부 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들을 대상으로 진위파악에 착수,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도교육청과 일선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당 고교가 고입 전 각 중학교 성적우수 학생과 학부모들을 접촉, 고입선발고사에서 고의로 점수를 낮출 것을 권유했다는 제보가 잇따라 교육청으로 접수되고 있다.

제보내용을 보면 해당고교에서 고입선발고사 전날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해당고교 입학을  권유하며 "(해당학교에)1지망 썼느냐. 우리학교에 들어오기 위해선 시험망치는 방법이 있다"고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부모는 "어떻게 학교에서 그런 것을 가르칠 수 있느냐"며 화를 냈다.

또 모 중학교 학생이 담임교사에게 "해당고교에서 나에게 점수 낮추는 방법을 일러줬다"고 말하자, 담임교사는 "그런 부도덕을 가르치는 학교에 반응하지 말라"고 타일렀다는 제보도 전해졌다.

이밖에도 "평소 모의고사에서 평균 170점 이상을 맞았던 학생이 고입선발고사에서 140점을 맞았다" "미술시험답안지를 백지로 낸 학생이 있다" "점수 10점만 낮추면 된다"는 등 해당고교의  '점수 낮추기' 소문이 제주교육계에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도교육청 김형준 장학사는 "최근 몇 명의 학부모로부터 이러한 소문을 들었고, 사실확인이 필요함에 따라 일부 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들에게 협조를 구해 비공개적으로 진위여부를 파악중"이라고 밝혔다.

'점수 낮추기' 소문에 휘말린 해당고교 교장은 "그런 일은 절대 없다. 학교가 학생의 점수를 어떻게 낮추라 말라 할 수 있느냐"며 강력히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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