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현장> 지난 23일 성매매사범 대상 존스쿨 교육 현장

   
사진제공=제주보호관찰소
   
 

교육이 시작되기전 사람들은 침울했으며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모자를 깊게 눌러쓰거나 잠바에 부착된 모자를 뒤집어 쓴 사람도 있었으며 심지어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완전히 가린 사람까지 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신원을 감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지난 23일 오전 8시50분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내 보호관찰소에서 실시하는 '존스쿨' 교육 현장을 찾았다.

존스쿨은 미국에서 성을 구매한 혐의로 체포된 남성들이 자기 이름을 미국에서 가장 흔한 이름인 '존(John)'이라고 둘러댄 것에서 생긴 이름으로 성매매 사범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학교다.

교육을 받은 성구매자들은 기소유예처분이 내려지고 사건이 종결처리되지만 교육을 받은 뒤 다시 범행을 하게 되면 가중 처벌을 받게 된다.

때문에 존스쿨은 한번 교육받고 졸업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학교다. 이미 지난 2006년에는 77명, 지난해 119명, 올해 28일 기준 254명이 교육을 받았다.

오전 8시50분이 되자 수강명령을 받은 사람들이 강의실로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지만 많은 수강생들이 밖에서 담배를 물고 긴 한숨을 내쉈다.

이날 교육을 받은 23명의 수강생들은 주로 30∼5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으며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젊은 회사원에서 머리가 하얀 중년의 남성까지 다양한 남성들이 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억지로 끌려온 것처럼 짜증섞인 표정들로 가득했으며 누가 자기를 알아볼까 걱정됐는지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날 교육은 모두 8시간으로 ㈔제주여성인권연대 부상 현장상담센터 '해냄' 홍리리 소장의 '성매매에 대한 이해'라는 강의로 시작돼 오후 교육은 제주보호관찰소 정성화 팀장의  '성매매 특별법과 행복한 삶' 교육이 이뤄졌다. 

교육이 이어지자 사람들의 짜증난 표정도 점점 풀리면서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40대 남성은 "억지로 왔지만 교육을 받으면서 여러 가지를 얻어가는 기분이 든다"며 "또 오진 못하지만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성매매가 합법적이라고 하면 하실 겁니까?"라는 질문에 모두 "아닙니다"라고 큰 소리로 대답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정 팀장은 "성매매는 지속적인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이뤄지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성매매 합법화를 주장하는 것은 내 아내, 여동생, 딸도 팔 수 있다는 논리와 같다. 법이 무서워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목적을 생각해 스스로 하지 않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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