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제주자연유산 우리가 지키자

▲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용천동굴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지난 2007년 7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제주도민들의 자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존 가치를 인정받은 자연유산이 지역내에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또 제주특별자치도는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이어 2010년을 목표로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추진, 다시 한번 제주의 자연유산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인 가치를 지닌 제주의 자연유산을 지속적으로 보존·활용하기 위해서는 행정뿐만 아니라 온 도민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계적 가치 지닌 제주자연유산

제주세계자연유산은 지난 2007년 7월2일 제31차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국내에서 자연유산으로는 처음 등재됐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로, 한라산·성산일출봉·거문오름동굴계 등 3곳이다. 지정된 이유는 이들 지역이 경관적으로 매우 우수할 뿐만 아니라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뛰어났기 때문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라산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구성과 색을 보여주고, 폭포와 다양한 형태의 바위를 비롯해 주상절리, 정상의 분화국 등은 아름다운 풍경과 미적 호소력을 지녔으며 지질학적 가치도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또 성산일출봉 응회구는 수성화산 폭발의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세계적 모델로 독보적인 가치가 있으며, 일출이 극적인 경관을 연출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동굴 전문가들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고 가치있는 동굴군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곳으로, 보존이 잘 되어 있어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은 물론 심미적 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현무암질 용암이 지표면으로 흐르면서 만들어진 용암동굴들을 일컫는 말로, 거문오름을 포함해 만장굴·김녕굴·벵뒤굴·당처물동굴·용천동굴이 포함된다.

현재 제주세계자연유산 가운데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은 이미 개방된 상태지만, 거문오름동굴계는 만장굴과 거문오름 생태탐방로만 일부 공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도는 오는 2010년을 목표로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추진하고 있으며, 지질공원 후보지를 제주 섬 전체로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선 1단계 추진지역으로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한라산·성산일출봉·만장굴 지역을 포함해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 수월봉, 대포동 지삿개 주상절리대, 서귀포층과 천지연폭포 등 7개 지역을 대상으로 내년까지 신청서를 작성한 후 2010년에 인증을 추진하는 계획이다.

이어 오는 2010년부터 4년간 자료를 보완해 2014년에는 2단계로 우도, 비양도, 선흘 곶자왈, 송악산 발자국화석산지, 범섬·문섬·섶섬 등 6개 지역을 추가로 등재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마련중이다.

또 오는 2018년에는 마지막 3단계로 산굼부리, 한림공원, 송악산, 섭지코지, 하논분화구, 물영아리 등에 대한 등재를 추진하는 등 지질공원 추진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 2003년 한라산 및 서귀포 앞바다 생물권보전지역 지정과 지난해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이어 제주도가 세계 지질공원까지 지정되면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유형유산을 모두 보유, 세계적으로 제주자연자원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연유산 종합대책 추진

제주도는 최근 공개한 제주 세계자연유산 보존 및 활용 종합계획 최종 용역결과를 토대로 2020년을 목표로 제주세계자연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한 ‘제주 세계자연유산 2020 실천전략’을 이달 중으로 수립할 계획이다.

최종 용역보고서는 제주 세계자연유산의 비전으로 ‘미래를 여는 태고적 신비의 유산지대: Post-Natural Utopia’를 제시했다.

또 오는 2020년까지 3단계에 걸쳐 제주세계자연유산을 한국의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확립시켜 나가는 단계별 추진 로드맵을 제안했다.

특히 최종용역보고서에서는 제주세계자연유산 10대사업으로 △제주 세계자연유산센터 및 탐방안내소 건립 착수 △비공개 동굴 가상체험관 조성 △자연유산지구 핵심지역 사유지 매입 완결 △유산마을별 특화 소득사업 본격 추진 △만장굴 비공개구간 등 개방 추진 △한라산 돈내코 코스 재개방 추진 △생태탐방 도보트레일 조성(한라산·거문오름) △성산일출봉 입·출입 동선 및 주차장 이설 추진 △자연유산지구 학술조사 및 모니터링 대폭 확대 실시 △세계자연유산 글로벌 네트워크 중심축 구축 등을 선정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제주 세계자연유산의 상징이자 유산 중심지구를 활용하기 위해 제주 세계자연유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자연유산의 관리 및 사업 운영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제주세계자연유산운영재단을 설립해 행정기관과 재단간의 협력 시스템을 통해 공공성 확보 및 운영의 효율성을 증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용암동굴과 관련 현재 비공개 중인 벵뒤굴·만장굴(미공개 구간)·김녕굴·용천동굴 등은 환경모니터링 실시 등 개방에 따른 사전조치를 이행한 후 문화재청과 협의해 개방하고, 개방 이후 동굴환경 보전에 문제가 발생하면 동굴개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한라산에 대해서는 한라산을 둘러싸는 환형태의 도보 트레일을 조성하는 체험 트레일 조성 방안을 제시하면서, 재개방 조사를 통한 돈내코 코스를 단계별 개방 방안을 제안했다.

성산일출봉과 관련해서는 성산일출봉 주차장을 마을로 이전해 유산지구의 경관 회복과 유산마을과의 공존을 추구하고, 이전 사업은 오는 2010년부터 조기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비공개 동굴 개방과 한라산 돈내코 코스 개방 문제 등을 놓고 보전과 활용 측면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지속 보전·활용 가능한 대책 필요

제주의 자연유산이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이들 자연유산이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잘 보전해 후세에게 그 가치를 그대로 지닌 채 물려주기 위한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와 제주도가 이같은 세계자연유산 지정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보존보다는 활용적인 측면으로 치우쳐 접근하고 있다는 우려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지 18개월이 지난 현 시점까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자연유산들에 대해 학술적인 자료가 미흡한 상태이며, 이들 지역을 보전하기 위한 관리체계와 관리운영방안도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는 등 자연유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많이 부족한 초보적인 단계에 불과하다.

여기에 제주섬 전체가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지질공원까지 등재되면 제주는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자연보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제주의 자연유산에 대한 체계적이고 철저한 보전·활용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제주도가 제주의 자연유산에 대한 확실한 보전의지를 갖는 것을 전제로 자연유산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이를 제주도민들이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참여하는 등 제주 전체가 자연유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같은 제주도의 실천의지를 유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과 차별화된 제도적이 뒷받침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가차원의 행·재정적인 지원 방안이 병행되는 것은 필수적인 조건으로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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