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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마르지 않듯 희망도 버리지 않았다"[2009 희망을 쏜다] 7. 실종된지 9년째 동효씨 가족
김동은 기자
입력 2009-01-15 (목) 10:20:36 | 승인 2009-01-15 (목) 10:20:36
   
 
  ▲ 9년전 실종된 아들의 생사는 알 수 없지만 가족들은 여전히 살아서 돌아오리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아들, 엄마 밭에 갔다올게"

밭에 나가는 당인숙씨(59·여)가 오늘도 어김없이 아들 사진을 보며 손을 흔든다.

집에 돌아와서도, 설거지를 할 때도 그녀는 "아들, 예전에 네가 사줬던 고무장갑을 아직도 끼고 있다. 언제까지나 기다릴테니까 어서 돌아오라"고 아들사진을 보며 말을 건냈다.

어머니의 기다림은 올해로 9년째다.

그동안 혹시나 아들이 찾아오지 못할까 이사는 커녕, 전화번호조차 바꾸지 못했다.

아들 사진을 응시하는 그녀의 눈에는 그동안 속으로 삼켜왔던 눈물과 그리움이 가득했다. 

지난 2000년 12월14일 아침, 어머니는 평소처럼 제주시에서 일하는 아들 김동효(당시 24세)에게 일어나라며 전화를 했다.

그러나 전화기 수화음에는 '일어났다'는 아들의 목소리가 아닌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 라는 ARS음성만 들릴 뿐이었다. 또 이날 회사에도 출근하지 않았다는 소식에 그녀의 불길함은 커져갔다.

몸도 성치 않은 아들이 혹시 누군가에게 맞았는지, 누가 어디로 데려가버렸는지 온갖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

다급한 마음을 진정하고 가족들은 경찰을 찾았다. 그러나 경찰은 '가출 아니냐'고 말할 뿐 아들을 잃어버린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경찰의 수사는 아들이 사라진 날 오후, 아들의 현금카드에서 돈을 인출하는 한 남성의 CCTV가 확인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결국 아들의 행방은 찾지 못했다. 

어머니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녀에겐 세상에서 하나뿐인 '착한' 아들이었으며 어릴 때 몸이 아파 수년간 서울 등을 오가며 겨우 살려낸 금쪽같은 자식이었기 때문이다.

아들이 없어진 후 3년동안 어머니는 밥을 먹지 못했다. 밥을 먹다가도 눈물이 쏟아졌지만 가족들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안으로 삼켰다. 겨우 먹은 밥은 하루에서 수차례 구역질을 하며 토해냈다.

밤에는 잠이 오지 않아 매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아버지 역시 술을 마시지 않고는 잠을 잘 수 없었다. 부모의 몸은 날로 망가져갔다. 

동효씨의 누나와 여동생도 그의 걷는 모습과 예뻤던 손을 생각하며 아직도 노숙자들의 손을 살펴보고 직접 얼굴을 확인하기도 했다.    

당씨는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는 죄인 아닌 죄인"이라며 "우리가족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상상도 하지 않았다. 아무도 이 마음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난날을 토로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가족에게 동효씨의 생일날인 매년 10월18일은 일년중 가장 우울한 날이었지만 몇 년 전부터 장애인이었던 아들을 생각해 장애인 시설에 과일 등을 지속적으로 기부하면서 도움을 주고 있다.

'범인을 용서한지 오래됐다'는 당씨는 "우리 아들이 올해 아버지 환갑날 전에는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돌아오면 한번도 찍지 못한 가족사진을 아들과 함께 찍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동은 기자  kdeun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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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전 실종된 아들의 생사는 알 수 없지만 가족들은 여전히 살아서 돌아오리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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