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토지·건축물 거래 줄고 신구간 특수마저 시들… 중개업소 폐업 잇따라

   
 
  ▲ 최근 부동산 거래가 크게 줄어들면서 중개업소들도 경영난을 겪고 있다. /조성익 기자  
 
한때 '잘나가'던 부동산 중개사 김모씨(41·제주시 노형동)는 요즘 '썰렁한' 사무실을 볼때마다 한숨만 나온다.
지난 10월 이후 단 한건의 거래실적도 올리지 못하면서 1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던 직원들까지 내보냈다. 일정표는 텅 비어있는데다 밀린 세금고지서며 영수증만 남았다. 김씨는 "힘들어도 지금처럼 힘들기는 처음"이라며 "사무실 임대료도 몇달 밀리면서 폐업까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도내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부동산중개업소들도 '한파'도미노에 시름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2008년 12월말기준) 신규 등록한 중개업소는 59곳인 반면 폐업한 중개업소는 89곳에 이른다. 또 현재 도내에 등록된 부동산중개업소는 531곳으로 2007년 554곳보다 21곳 줄었다.

이처럼 문닫는 중개업소가 늘어난 이유는 부동산 거래 자체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지난 한해 도내에서 이뤄진 토지 거래건수는 2만8377필지로 2007년 3만2915필지보다 4538필지(15%) 감소했다.

아파트를 포함한 건축물 거래량 역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건축물 거래 건수는 1만3685건으로 2007년 1만4292건보다 607건 줄었다.

지난해 소유권 이전도 2007년에 비해 5000여건이나 감소하면서, 크게 위축된 도내 부동산 경기를 반영했다.
제주지역의 경우 최근 3년간 100가구 이상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분양이 없어  분양상담료 수익은 꿈도 꿀수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중개사 자격증을 취득, 신규로 시장에 진입하는 중개업자 외에도 편법으로 시장을 혼란시키는 사례도 종종 나타나는 등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도내 사무실 공실률이 높다보니 중개업체들 마저도 사무실이 팔리지 않아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계속 문을 여는 일도 적잖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랜 경기침체로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제주지역 전통 이사철인 신구간 특수마저 시들, 부동산중개업계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에서 많게는 50%이상 줄어드는 등 불경기를 심하게 타고 있다.

제주부동산 투자정보 김학철 대표는 "정부가 세제완화 등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지만 그렇게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며 "부동산 시장의 경우 내수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 한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민기자 lsm8251@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