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KRA한국마사회제주경마본부장>

   
 
   
 
근래에 제주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관광객 전용 카지노 유치에 대한 찬반 논란이 분분하다. 그렇다면 큰 범주의 동일한 사행산업에 속하며 이미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오랜 기간동안 시행돼온 '경마'가 지역사회에서 갖는 존재의 이유는 무엇인가? 

경마를 포함한 모든 사행산업에는 분명히 '명암'(明暗)이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어두운 부분(부정적인 부분)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방지해 문제점을 최소화하고, 밝은 부분(긍정적인 부분)을 최대한 활용해 국민들이 여가와 레저로 즐기며, 그 수익금을 '공익'(公益)을 위해 사회에 환원하는가에 있다.

오늘날 중국이나 이스라엘 등 몇 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가에서 경마가 오랜 역사를 유지하며 레저 스포츠로 정착돼 시행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곧 많은 선진국들이 오랜 시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터득한 대안으로 태생적으로 없어질 수 없는 '사행산업'중 하나인 '경마'를 제도권내에서 관리해 여가와 레저 그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수익금 또한 투명하고 공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과, 반대로 규제정책으로 일관한 폐쇄적인 대응 시 사행산업은 인간의 본질적인 특성상 더욱 음성화 될 수밖에 없어 그 사회적인 폐해가 더 커진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제주지역에서의 경마공원이 갖는 명암은 무엇인가? 먼저 어두운 부분은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과도한 베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적·가정적인 각종 폐해의 발생일 것이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마'에 대한 접근 방법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먼저 경마공원에 오면서 돈을 따려거나 엄청난 고배당 적중을 통한 일확천금내지는 인생역전을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경마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높은 적중률로 돈을 많이 따는 것이 아니라 돈은 잃어도 부담 없을 만큼만 베팅하며, 경주 중 자신이 베팅한 말을 응원하며 흥분하고, 경주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을 때인 것이다. 

한편, 매년 제주경마본부는 제주지역에서의 경마시행을 통해 도내 납세 1위 규모인 약 600억원 이상의 세수를 기여하고 있으며, 특히 그 중에서 약 40%에 달하는 약 240억원이 교차투표 시행을 통한 육지에서 발생한 세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지역사회의 경제 발전에 가장 기여도가 높은 효자기업의 주인공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최근 전국의 각 지자체들이 적극적인 세수확보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경마공원이 위치한 과천시가 전국에서 재정상태가 가장 좋은 시로 손꼽히고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존재로 인한 부산·김해시의 시민들을 위한 공익을 위한 세수확보가 여타 시도 관계자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제주특별자치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나도 안타까운 것은 지역사회의 일반 시민들이 경마공원이 존재함으로 인한 지역사회의 세수기여도에 대한 효과를 직접 피부로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무관련 공무원이나 몇몇의 관계자만이 알 수 있는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경마공원 그 존재의 가치에 대한 사회전반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기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경마시행으로 인한 소수의 폐해를 전체인 것으로 확대해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인식은 뇌리에 각인되기 쉬운 경향을 갖고 있는 문제점이 누적돼 점차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전 세계적인 불황과 경기 침체에 따른 어려운 시기에 관광객 전용 카지노 등 사행산업 유치와 관리 방향에 대한 결정시 사행산업의 유치의 실익을 지역사회의 실정과 맞게 냉철하고, 신중한 결정이 기다려지는 시점이다.

경마 선진국인 홍콩의 경마시행체인 '자키클럽'은 경마시행을 통한 막대한 수익금의 투명하고 철저한 공익을 위한 사용으로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의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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