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도민연대, 어제 토론회서 명단 발표
국가기록원 4·3관련 일반재판 판결문 기록
유가족 전언으로만 알려진 사실 확인 의미

   
 
  제주4.3도민연대가 19일 '4.3당시 광주형무소 수형인 희생의 진상' 토론회에서 당시 일반재판 희생자 명단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조성익 기자>  
 

4·3당시 광주형무소에 수감됐다 일반재판을 받고 희생된 제주출신 수형인의 이름이 최초로 공개됐다.

제주4·3진상규명과명예회복을위한도민연대(이하 4·3도민연대, 공동대표 김평담 김용범 윤춘광 양동윤)가 19일 오후2시 제주시 파라다이스 회관에서 '4·3당시 광주형무소 수형인 희생의 진상' 주제 도민토론회를 열고 광주형무소 4·3관련 일반재판 희생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4·3도민연대가 광주형무소 희생 조사팀을 구성, 국가기록원에 남아있는 4·3관련 일반재판 판결문을 확인 한 것으로 그동안 유가족의 전언을 통해서만 알려져 오던 광주형무소 4·3관련 수형인 흔적이 최초로 공식 확인 됐다는 점에서 4·3진상규명에 한발짝 다가섰다는 평가다. 

4·3이후 광주로 이송된 제주 피고인은 1948년 하반기에만 13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재판을 치른 사람은 1948년 10월13~12월29일까지 75명, 1949년 9명, 1950년 1~2월 89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광주지방법원에서 4·3과 관련해 재판받은 수형인 중 징역2년이상 장기수형인은 1948년 판결에서 80여명, 1949년~1950년 3월 70여명 등 150여명을 넘어, 판결문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사람까지 고려한다면 한국전쟁 발발 당시 광주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인원은 200여명 내외가 될 것으로 조사팀은 추정했다.

이와함께 이번 조사에서는 광주형무소 4·3관련 수형인의 희생을 엿볼 수 있는 단서도 발견됐다. 

당시 한 신문 1950년 9월5일자에 헌병사령관이 광주헌병대장에게  “광주, 전주, 목표형무소에 재감중인 죄수 등은 전국 관계장 경찰국장 형무소장 검사장과 타협 직결 처분하라”고 지시한 내용이 발견돼 호남지역 형무소 재소자 가운데 4·3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사살도 이 즈음 이뤄진 것으로 추정케 했다. 

또 학살 방법과 관련, 신경득씨의 「조선 종군실화로 본 민간인 학살」 에 따르면 광주형무소에서는 1950년 7월7~23일 헌병들이 형무소에 몰려와 재소자들을 트럭에 싣고 산으로 끌고가 미리 파 놓은 구덩이에 일렬로 세운 후 총살했고 장소는 광주시 광산국 극락면 불갱이 고개와 광산국 지산면 장고봉, 석곡면 도등고개, 대촌면 한톳재, 광주시 학동 3구 밀양동고개 등 5곳 인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4·3도민연대는 이번 공동 조사를 마무리하며 “일부 희생자를 찾았다 하더라도 더 많은 미확인 행불인들이 남아있다”며 “정확한 희생자 명부 확인과 함께 시신 수습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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