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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성’ 애써 무시하는 사회 분위기부터 바꿔야아동성폭력추방의 말 기획<하>상처 후 더 힘든 현실
고 미 기자
입력 2009-02-22 (일) 16:40:30 | 승인 2009-02-22 (일) 16:40:30

피해 예방 보다 가해 처벌 우선…문제 해결 어려워
‘심각성’ 애써 무시하는 사회 분위기부터 바꿔야


사진 속의 지승이는 2007년부터 9살인 채 그대로다.

너무도 허무하게 어린 목숨을 잃고 난 뒤 지역사회가 나서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나섰지만 다음해 비슷한 사건을 겪고 나서야 조금씩 변화가 나타났다.

△잇딴 충격요법에도 대응 소원

매년 큰 일을 겪으면서도 사회적 대응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2003~2007년 대검찰청 자료조사 결과 13세 미만 강간·강제추행 등 아동 성폭력 범죄 접수건수 385건 중 24.7%가 학교 주변에서 발생했다. 가해자의 집(15.6%) 외에도 피해자의 집(9.4%)이 범행장소로 이용되는 등 친숙한 환경이 더 위험하다.

혹시 모를 ‘이웃’에 대한 불암감 해소를 위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도입한 성폭력 범죄자 조회 시스템은 현재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월초 개정된 청소년성보호법은 아동성범죄를 저지르고 형이 확정된 사람 중 죄가 무거운 경우에 한해 신상등록정보를 지역주민 일부와 교육기관의 장이 경찰서에서만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무거운’형벌을 받기 전에는 무용지물인 제도가 어느 만큼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을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여성부와 보건복지가족부, 경찰과 지자체는 아동·여성보호 종합대책에 따라 2012년까지 전국 초·중교의 70%(7763개교)에 CCTV 설치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범죄취약지구와 아동보호구역에 대한 CCTV 설치는 예산부족 등으로 엄두도 못 내고 있는데 말이다. 설치 외에도 유지·관리에 상당한 예산이 들고 지역주민공청회 등 넘어야할 산이 한 두개가 아니다.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이 관건

아동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어찌된 셈인지 가해자 관리에만 치우쳐 있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형량을 강화하고 신상정보 등으로 불이익을 주는 등 가해자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움직임에도 아동 성폭력 신고율이 10% 미만이라는 것은 뭔가 정책에 허점이 있다는 반증이다.

이런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전문가들은 성폭력 피해 아동들의 성장 장애 등을 우려, 체계적인 정신·신체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구축을 제안해왔다. 사회적 안전망 구축 역시 처음 나오는 말은 아니다.

제주에도 2006년 원스톱 센터가 문을 열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여성폭력·학교폭력 등을 아우르는 상황에 한해 20~30명에 이르는 어린이 피해자에 대한 전담 서비스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부터 피해아동이 의료·상담·법률 서비스를 한 곳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아동성폭력전담센터’(해바라기아동센터) 전국 확대 설치 계획이 추진되고 있지만 제주는 여전히 후순위다.

2008년 한해동안 추가로 문을 연 곳은 1곳에 불과한데다 올해 10곳으로 당초 12곳에 설치하겠다는 계획 역시 축소됐다.

한 관계자는 “큰 일이 터질 때마다 대책이 나오기는 하지만 아동청소년 성폭력에 대하나 현실감 있는 움직임은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며 “지난해 지승이 추모일에 맞춰 아동학대 추방의 날을 선포했지만 ‘학대’와 ‘성폭력’은 예방이나 접근방법에서부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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