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현장) 전세버스 운전자 특별안전 현장 교육

   
 
  교통안전공단 제주지사가 1100도로 구간 교통사고를 줄이기위해 전세버스 운전자를 대상으로 특별 안전 현장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조성익 기자  
 
 "그래, 여기선 엔진브레이크를 걸어야해"

 마치 운전석에 앉아있는 것처럼 손과 발을 잔뜩 긴장한 송창민씨(46)가 버스의 엔진 소리를 들으며 중얼거린다.

 엔진브레이크가 걸린 버스는 엔진 회전수 이상 바퀴가 굴러가지 않아 안정적으로 1100도로를 내려왔다.

 송씨는 창문과 버스 앞 유리를 바라보며 진행 방향을 확인했다. 직접 운전대를 잡지는 않았지만 실제 운전하고 있는 것처럼 주위를 살피고 여러차례에 나눠 브레이크를 밟는 시늉을 한다. 언뜻 보기에는 흥겨운 노래에 맞춰 박자를 맞추는 모습이지만 누구 하나 허튼 소리없이 상황에 집중했다.

 전세버스와 대형 화물차량 운전경력만 20년이 넘었다는 송씨는 "아무리 운전경력이 많더라도 1100도로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도로"라며 "이곳은 급경사에 커브길이 많기 때문에 20년 운전경력을 접어두고 매번 주의한다"고 강조했다.

 1100도로 구간 대형버스 교통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전세버스가 추돌 및 전도되는 사고로 46명이 부상을 당한 것을 비롯해 2006년에는 2건의 전세버스 및 어린이 수송차량 사고가 발생해 2명이 목숨을 잃고 58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지난해에는 2건의 사고로 3명이 숨지고 108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지난달 1일에도 39명이 부상을 입는 등 매년 사고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안전공단 제주지사는 지난달  27일 1100도로 구간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전세버스 운전자(임시고용)들을 대상으로 특별 안전 현장 교육을 실시했다.

 지금까지 강당 등에서 이론을 중점적으로 설명하던 것과 달리 이번 교육은 어리목에서 신비의 도로까지 운전자들이 직접 버스를 타고 현장을 돌며 도로 상황을 확인하고 체험하는 형태로 꾸려졌다.

 직접 승객이 된 상태에서 운전자의 운전대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만큼 피부에 와닿는 수업은 없다.

 운전자들은 "실내에서 이론 수업을 받다보면 졸기 일쑤"라며 "직접 버스를 타고 상황에 맞춘 대처 요령을 배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임시고용'이지만 당장 봄 성수기부터 전세버스 운전에 투입될 운전자들에게 실전 교육 효과는 배가될 것'이란 공통 의견도 내놨다.

 운전자 강모씨(45)는 "1100도로는 시외버스 기사들도 운전 경력이 많은 고참만 운행할 정도로 운전 요령이 있어야 한다"며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고 도로 사정을 이해하며 자신의 몸상태를 아는 3박자가 맞으면 안전운행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교통안전공단 제주지사 신명식 안전관리처장은 "사고 대부분이 급경사 도로에서 가속도가 붙은 차량을 제어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하는 만큼 엔진 및 배기 브레이크 사용 등으로 브레이크 사용을 줄이면서 속도를 감소시켜야 사고를 줄일 수 있다"며 "이번 현장 교육을 통해 운전자들이 현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kd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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