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이상 고온에 봄꽃 일찍 피고, 기후변화에 도롱뇽 산란시기도 빨라져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서 적응력 재해 노출·쉽게 반응 등 취약지역 분류

제주의 ‘벚꽃’ 소식은 ‘이미’다. 공식적으로도 예년보다 일주일여 빠른 이달 18일 첫 개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제주의 4계절이 점점 따뜻해지는 등 온난화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지만 재해에 쉽게 반응하는 데다 ‘섬’ 특성으로 복구가 힘든 등 기후변화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봄꽃 일찍 피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귀포도 지난 달 평균 기온이 10.8도로 평년 7.1도에 비해 3.7도나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4일 “올해 2월 전국 평균기온은 -1.2~10.8도로 평년보다 2.1~4.8도가량 높은 분포를 보였다”며 “예년보다 벚꽃 피는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벚꽃 개화 시기가 작년보다 4일, 예년보다는 9일 정도 빠를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월 중순께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넘나드는 등 잠시 계절을 잊으면서 예년보다 평균기온을 3도 가량 끌어올렸다. 그 영향으로 2월 말 개화하는 매화꽃이 보름 넘게 일찍 꽃을 피웠고, 개나리와 진달래 개화도 지난해보다 8일 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됐다.

△생태계 ‘혼란’ 오나

따뜻해진 기후는 개화시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가 지난 2년동안 제주지역 생물 다양성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기후변화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제주도내 도롱뇽의 산란시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 1개월 이상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

그 동안 제주에서는 일반적으로 2월 하순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도내 도롱뇽의 산란시기자 지난해에는 1월27일, 올해는 지난달 2일로 처음 확인, 학계 등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주 도롱뇽의 이른 산란은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도 높은 수온으로 겨울철 제주도 남쪽 해역에 주로 형성되는 멸치 어장이 예년보다 10일 이상 빨리 북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남해안 일대 제주도~쓰시마 사이 해역의 수온은 14~15도로 예년보다 1도 정도 높은 수준이다.

△이상기온? 대응은

기상청은 지난 겨울 계속된 ‘이상고온’ 현상이 올 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만큼 ‘게릴라성 집중 호우’ 등 예측이 어려운 기상 이변이 속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지난 3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공개한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지표’에 따르면 제주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력은 중상위 수준인데 반해 기후변화에 많이 노출돼 있고 재해에 쉽게 반응, 취약지역으로 분류됐다.

연구 결과 제주는 홍수·가뭄·혹서에 많이 노출되는 지역에 포함됐으며, 기후변화 때 농업과 응급의료기관 등 보건복지 분야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경제적 능력 등에서 뒤쳐지면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자치단체 차원의 역량 강화가 요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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