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제주칠머리당에서 영등송별제

   
 
  ▲ ▲ 지난 음력 2월 1일 맞이했던 영등신을 환송하며 마을의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제주 칠머리당굿(중요무형문화제 제71호)이 10일 오전 예능 보유자인 김균수 심방의 집전으로 제주시 사라봉 칠머리당에서 열렸다. 박민호 기자 mino77@jemin.com  
 

"각리 각리 마을마다 지부쪄 두고(씨뿌려 두고) 산구경 물구경 해가지고 소섬 진질깍에서 송별해서 평안한 바람으로, 강남천자국으로 지놓아 갑니다"

음력 2월은 서북계절풍이 몰고 오는 바람의 신 '영등할망이 오시는 달', '영등이 드는 달'이다. 이 달에 부는 바람을 '영등바람', 이 바람을 맞이하고, 보내는 바람의 축제를 '영등굿'이라고 부른다.

제주칠머리당 영등굿은 지난 198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로 지정돼 보호 전승되고 있다. 해마다 영등달 초하룻날에는'영등환영제'를, 열나흘날에는 영등신을 떠나보내는 '영등송별제'를 연다.

영등달 열나흘인 10일 오전 9시 제주시 사라봉 칠머리당에서 마을주민과 관광객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김윤수 주관으로 영등송별대제가 치러졌다.

이날 영등굿은 초감제, 본향듦, 요왕맞이, 씨드림 씨점, 영감놀이, 배방선으로 진행됐다. 기존과 달리 본향듦과 영감놀이가 삽입되면서 도내에서 가장 규모가 있는 영등굿을 완성했다.

제주의 영등신앙은 겨울과 봄의 전환기에 찾아오는 영등신을 맞이하고 보내는 2월의 풍속이다. 영등신은 제주도를 찾아온 내방신으로 바람의 신이면서, 해신이고, 풍년신이다. 영등굿을 함으로써 제주의 땅과 바다에 바람이 불어와 씨를 키우는 2월의 풍농제를 기원했다.

김윤수 예능보유자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들 마음속에 눌어붙은 잘못된 생각들을 깨끗이 치워 닦는 과정"이라며 "모든 어려움을 풀어내고, 새 생활의 활력으로 삼는 마을 공동체의 축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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