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찍 보충학습, 정규수업...오후엔 자율학습
고교 1학년부터 언어, 수리, 외국어 준비 돌입

올해도 어김없이 개학과 함께 치열한 '입시전쟁'이 시작됐다.

제주시내 일반계 고등학교 대부분이 개학과 동시에 보충학습, 자율학습에 들어갔다.

일부 고교의 경우 3학년은 개학 바로 다음날인 3월 4일부터 1·2학년은 9일부터 보충학습과 자율학습을 실시하면서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빡빡한 '입시 일정'에 내몰리고 있다.

11일 현재 시내 일반계고등학교 8개교는  '방과후학교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주 12시간의 보충학습과 오후 9시부터~11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보충학습은 언어, 외국어, 수리 등의 수능 준비를 위한 학습으로, 교재도 7~10권씩 따로 구입해야 한다.

8개교 중 대기고, 신성여고, 제주여고 등 3개교는 전학년을 대상으로 오전 7시 40분~50분부터 1시간, 정규수업이 끝난후 1시간씩 보충학습을 하고 있다.

남녕고·사범대부설고·오현고·중앙여고·제주제일고 등 5개교는 정규수업을 한시간 앞당겨 8시10분터 수업을 시작하고 정규수업이 끝난후 2시간의 보충학습을 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오전 보충학습을 하든, 정규수업을 하든 학생들이 적어도 7시20~30분까지 등교를 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 3월 모 여고에 입학한 이모양(16)은 "입학하자마자 바로 보충학습에 자율학습까지 소화하느라 너무 힘들다"며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다음날 아침 일찍 등교하느라 아침밥은 물론 잠도 모자라다"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해 5월 교과부의 학교 자율화 방안에 따라 속칭 '0교시' 수업을 금지하고, 보충학습과 자율학습을 학교장 재량에 맡겨 운영하도록 했다. 하지만 '0교시' 수업에 대한 기준이 모호, 일선학교에서의 0교시 수업은 '재량껏' 유지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0교시 수업'을 '너무 이른 시간의 정규 수업 전 수업을 금지'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일선학교에서는 오전 보충학습은 방과후학교프로그램의 일환이며, 한 시간 앞당겨 운영하는 정규수업 역시 정규수업이기 때문에 '0교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들은 "아침 일찍 보충수업을 하고 오후에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것은 학부모와 학생의 동의 하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고액과외 등 사교육을 통한 입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 빨리 입시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건 당연한 현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경희 참사랑실천학부모회 제주지부장은 "전국적으로 치열해지는 입시 경쟁에서 보충학습과 자율학습이 이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하지만 자식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공부해야하는 교육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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