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철·제주보훈청장>

   
 
   
 
제주도를 사버리자는 일본인의 망언으로 잊혀져 가던 일본인들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다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은 왜 일까. 얼마 전 일본 민주당 대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라는 자가 엔화의 상승을 기회로 제주도 땅을 사버리자는 어처구니없는 망발로 우리를 우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오만방자하고 대한민국을 깔보는 태도가 더욱 서글퍼지고 얄미워지는 것은 다른 사람도 아닌 우리와 제일 가까이 있는 이웃나라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이웃이며 우방국인가. 두고 두고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결코 이롭지 못한 이웃나라

돌이켜 보면 이웃나라 일본은 역사 이래로 우리의 우방이거나 도움이 된 적은 결코 없었다. 늘 해악을 끼치고 못살게 구는 성가신 존재였다. 1592년 4월에 임진왜란을 일으켜 7년 동안 온 국토를 유린하면서 민족문화재인 보물을 다 훔쳐가고 1875년 9월에는 군함 운양호를 강화해협으로 침입시켜 우리나라의 내정에 간섭하기 시작하더니 1895년에는 황후를 살해하고 1907년에는 군대해산과 황제를 강제 퇴위시키고 1910년 을사년 8월에는 한일늑약을 체결해 국권을 송두리째 빼앗아 36년 동안 무자비한 민족말살 정책을 자행했다. 일제 36년 동안 우리는 쇠사슬로 팔다리를 묶이고 그들의 총칼아래 히라가나 일본어를 쓰도록 강요했고 기무라상으로 이름마저 바꿔야 하지 않았던가. 아침에 눈을 뜨면 일본천황의 신사 앞에서 참배를 해야 했고 전쟁의 총알받이로 내몰게 하고서는 밥그릇마저 녹여서 전쟁물자로 빼앗지 않았던가. 동양의 평화를 깨뜨린 침략의 원흉인 이토히로부미를 중국 하얼빈에서 주살한 안중근의사는 일본군부의 불법재판에 따라 여순 감옥에서 순국하셨지만 일본은 그 시신마저 몰래 암장하여 흔적을 없애는 파렴치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그래서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안중근의사의 유해마저 찾지 못하고 있으며 그들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리고 300만에 가까운 독립투사를 죽이고 고문했다.

되풀이되는 예사롭지 않은 무례한 망언들

21세기를 맞이한 지금 새로운 국제질서가 유지되고 있지만 일본의 저 오만하고 무례한 행위는 아직도 우리를 조롱하고 비웃고 있다. 광복 후 우리는 그래도 과거의 아픔을 묻어두고 일본을 이웃나라라고 우호선린의 정책을 만들어 오지 않았던가. 그러나 일본은 우리민족을 유린했던 그 잘못들을 제대로 사과하기는 커녕 역사를 왜곡해가며 허무맹랑하고 무지한 말들을 이구동성으로 뱉어내고 있다. 1953년 제3차 한일회담에서 일본수석대표는 "일본의 36년간 한국통치는 한국인에게 은혜를 베푼 것이다" 라 했고, 1974년 다나까 총리는 "일본의 조선합방은 한국인에게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정신적인 발전에도 도움을 준 것이다" 라고 했다. 1995년 와타나베 외무장관, 2000년 모리 총리는 "독도는 일본의 고유영토"라고 하는가 하면, 2001년 고이즈미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부르짖고, 2007년 아베총리는 "종군위안부는 부모가 딸을 판 것이며 강제동원 한 것이 아니다" 라는 등 상상도 할 수도 없는 숱한 망언들을 장관, 의원, 총리 등 최고위층들이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앞 다투어 지껄이며 우리의 심기를 홀라당 뒤집고 또 뒤집어 놓고 있다.

진정한 이웃에 거는 기대

우라질 놈의 야만족을 대하는 것 같다. 아직도 우리는 태평양전쟁에 징병, 징용, 위안부로 끌려가 희생의 제물이 된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일본은 우리가 6·25라는 민족적 비극전쟁을 치르고 있을 때에도 막대한 군수물자를 팔아 오늘날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밑천으로 삼았고 이제 평화유지라는 명분을 내걸고 자위대를 창설하여 새로운 세계군사대국으로 힘을 길러 어느새 우리를 넘보기까지 하고 있지 않은가. 일본은 가까이 하기에 너무나 멀고 먼 비열한 나라 일 수밖에 없는 것인가. 소위 돈 백 믿고 날뛰는 저 무례한 행동에서 우리는 일본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2006년 히구치 신지 영화감독이 만든 "일본침몰"이라는 영화에서 일본열도가 지진으로 서서히 바다속에 침몰하는 비참한 일본의 최후를 그린 영화가 생각난다. 일본은 그 때를 대비해서 정말 제주도를 사고 싶어 하는가. 일본은 더 이상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거나 우롱하지 말고 진정한 이웃나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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