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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진상규명의 역사기획/ 제주4·3, 새로운 60년에 서서 1. 여는 말
현순실 기자
입력 2009-03-22 (일) 18:01:42 | 승인 2009-03-22 (일) 18:01:42
제주 봄바람이 드세다. 제주4·3이 회갑을 넘겼으나, 상생과 화해란 4·3의 제도적 해결은 멀기만 하다. 제주4·3특별법 제정, 진상보고서 확정, 대통령 사과 등 제주4·3의 진상규명, 명예회복이란 성과에도 불구, 제주4·3이 가야할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제주4·3의 정신을 부정하는 외풍은 더욱 거세다. 일부 보수우익단체들이 제주4·3특별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헌법소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제주4·3 진상규명의 역사를 조직적으로 왜곡하고 있다. 제61주기를 맞은 제주4·3의 현재와 향후 과제를 10회에 걸쳐 싣는다.

△진상규명의 역사

'집요하게 반복되는 과거의 현재는 미래에 현존하는 생생한 현실'이라 했던가.

해방직후 국제적인 냉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혹독한 희생을 치러야 했던 제주4·3의 역사는 여전히 뼈아픈 상흔으로 각인돼 왔다.

10여년전,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0세기에 일어났던 세계 중요한 사건의 하나로 제주4·3을 선정한 바 있다. 요미우리 편집자는 그 선정 동기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밝혔는데, 하나는 제주섬과 같은 좁은 땅에서 3만명에 가까운 민간인이 학살된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이런 중대한 사건이 50년 동안 한국 안에서조차 덮여 왔다는 점을 들었다. 바로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 인식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 신문은 "제주4·3에 대한 재평가는 한국 중앙정부의 민주화 수준과 비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사는 진전한다. 지하에 갇혀 있던 제주4·3이 조금씩 햇빛을 받게 된 것이 80년대 말이다. 김대중 정부시절인 2000년에 드디어 제주4·3특별법이 제정됐다. 정부차원의 진상조사가 추진된 것이다. 2003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은 그 진상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주도민과 유족들에게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공식사과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제주도민들의 제주4·3에 대한 진상규명을 끊임없이 요구한 결과다. 제주도민들은 1980년대 후반부터 제주4·3의 진실규명운동을 벌였다.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그 진상을 조사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제주도민들이 내세운 슬로건은 보복이나 새로운 갈등이 아니었다. 용서와 화해였다. 제주도민들은 비극의 역사를 딛고 평화와 인권을 갈망했던 것이다.

   
 
  ▲ 극우수구세력들의 4.3역사왜곡 심화 등으로 제주 4.3의 명예회복과 진실찾기가 제자리걸음을 면치못하면서 4.3을 평화와 상생 화해의 역사로 승화시키기 위한 도민들의 역량 결집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0주년 4.3위령제 모습.  
 

△치유되지 못한 역사

제주4·3특별법 제정, 진상보고서 확정, 대통령 사과 등으로 제주도민의 뼈아픈 상흔이 치유되는가 싶더니, 제주4·3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 사업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한나라당과 극우수구세력들의 제주4·3위원회 폐지·희생자 결정 재심 법률안 발의와 헌법소원·행정소송 등 역사왜곡도 활개를 치고 있다.

극우수구세력들은 국무총리실 소속 4·3위원회가 심의결정한 희생자 1만3564명중 수형자 1540명을 폭도라고 주장하는 헌법소원과 함께 이들의 희생자 결정을 무효시키려는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함께 제기, 제주4·3특별법 무력화에 조직적인 행태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정부기구인 4·3위원회 폐지에 이어 권경석 의원이 4·3위원회 등 과거사위원회의 희생자 결정 내용을 재심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4·3역사 뒤집기로 제주도민을 두 번 희생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4·3을 평화와 상생, 화해의 역사로 승화시키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산처럼 쌓여 있다.

4·3진상보고서는 행방불명 희생 실태와 마을별 피해실태, 미군정의 책임여부, 가해자의 문제, 진압체계 규명 등 향후 보완돼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4·3역사의 성격을 규정하는 명칭의 혼란은 극우수구세력들의 역사반란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목소리에 봉착해 있다.

4·3특별법에 의거, 추가진상조사, 4·3평화재단 운영에 따른 정부지원, 국가추념일 지정, 생계곤란 유족 지원 등 과제들도 해결점을 찾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제주4·3 61주년을 맞아 엄혹한 비극의 역사를 평화·인권의 동력으로 화해·상생의 바다로 노 저어가는 도민들의 역량이 재차 요구되고 있다.

현순실 기자  giggy12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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