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3평화공원 찾은 질 알베스 동티모르 장관

   
 
  ▲ 질 알베스 동티모르 장관  
 
 25일 4·3희생자 참배차 4·3평화공원을 찾은 질 알베스 동티모르 관광상업산업부 장관을 만났다.

 동티모르는 우리나라 강원도 크기의 면적에 인구 100만여명이 살고 있는 국가다. 1975년 포르투갈의 지배에서 벗어나면서 인도네시아의 침공을 받기 시작, 1999년까지 전체 인구의 1/5가량이 학살되거나 피난을 떠나는 등의 제노사이드를 경험했다. 특히 화산 섬이라는 지형 조건 등 역사·자연적 환경이 여러면에서 제주와 유사하다.

 질 알베스 장관은 "타국을 방문하면 그 지역의 정신적 유산이 담긴 곳을 가장 먼저 방문한다"며 첫 일정으로 4·3평화공원을 찾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내전과 외세의 침입때문에 오랜 투쟁의 역사를 경험해 온 동티모르 인으로서, 제주 4·3의 주민대량학살은 무척 가슴아픈 일이라는 데 통감한다"며 "제주와 동티모르, 두 지역이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데 동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질 알베스 장관은 또 "동티모르의 수도(딜리)는 인구와 면적, 바다로 둘러쌓인 지형이나 온도 등 여러가지 면에서 서귀포시와 매우 유사해 충분히 배울 점이 많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번 관광정책 벤치마케팅 대상지로 서귀포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질 알베스 장관은 제주를 첫 방문한 소감으로 "무척 아름답고 도로나 건물, 시설 등이 정비가 잘 돼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그 중 한 가지로 4·3평화공원 및 기념관을 들었다. 전쟁과 대량학살이라는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후세에 기억을 전할 작업이 필요하지만 동티모르에서는 아직 이러한 작업이 정례화 되지 않았다는 것.

 그는 "독립한 지 이제 9년정도 되는 신생국가에서 특히 역사를 기억하고 교육하며 근간을 바로잡는 일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며 "제주가 평화공원을 건립하는 등 4·3을 기억하기 위해 벌이는 다양한 작업을 배우고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문정임 기자 mungdang@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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