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제주4·3범국민위’주최로 서울 종로4가 천주교 종로교회에서 열린‘제주4·3특별법 제정 경과 보고대회’는 그동안 4·3특별법 제정을 위해 애써온 각계 인사와 재경제주도민등 3백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룬 가운데 오후 3시부터 2시간동안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4·3특별법이 숱한 어려움을 딛고 제정된데 대해 뿌듯한 감회에 젖으면서도 앞으로 특별법을 근거로 한 새로운 활동방향을 모색하느라 시종 진지함이 장내에 감돌았다.

 ○…이날 보고대회에는 4·3범국민위 상임공동대표인 김중배 전 한겨레신문사장·고재식 한신대 총장, 고문인 서울대 김진균교수·김상근 목사·이의화 역사문제연구소부장, 공동대표인 박정기씨(고 박종철군 부친), 김정기교수를 비롯 청와대 김성재 민정수석비서관, 국민회의 추미애의원, 김성수 성공회 대주교, 이해동목사, 민주노동당 권영길씨등이 참석했다.

 또 제주도 김영보 정무부지사와 제주도의회 김영훈 부의장·오만식 4·3특위위원장, 4·3특별법 쟁취 연대회의 박창욱·양조훈 상임공동대표, 김두연 4·3유족회 부회장, 4·3도민연대 양금석 상임공동대표·이은주 공동대표, 양동윤 운영위원장, 김창후·박찬식 운영위원, 재경4·3유족회 강종호회장과 이순자부회장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그리고 학계의 서중석·안병욱·장명봉·박후성·권진관·김성례·김은실 교수, 고부자 박사, 소설가 현기영씨등도 참석했는데 특히 옷로비 사건 특별검사를 맡아 활약했던 최병모 변호사, 민주화 운동가 김현장씨,‘레트헌트’조성봉 감독과‘오돌또기’박재동화백, 가수출신 갈옷 디자이너 은희씨등도 모습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4·3범국민위 박찬식 사무차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보고대회에서 김중배 범국민위 상임공동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4·3특별법이 제정된 지금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고 전제, “인간의 승리, 역사의 승리를 의미하는 4·3특별법으로 반세기 넘도록 어둠에 암장돼온 분단의 비극의 진상을 복원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일본 오사카 도정간담회에 참석중인 우근민 도지사는 김영보 부지사가 대독한 축하메시지를 통해“역사앞에 떳떳하고 제주도를 세계 속의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4·3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그리고 민화협 대표인 김상근목사와 박정기씨, 이의화씨, 김진균교수도 축사를 통해 4·3특별법 제정의 의미를 높이 평가하며 축하해 마지 않았다.  

○…이어 4·3범국민위 고희범 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4·3특별법 제정까지의 경과보고에서는 지난 95년 8월 4·3 50주년 사업의 필요성을 절감해 4·3범국민위의 결성을 논의한 시점에서부터 97년 4월 1일 4·3범국민위의 공식출범, 그후 4·3특별법 제정시까지의 활동과정을 관련자들의 얘기를 곁들여 차근차근 드러내 보임으로써, 4·3특별법에 바쳐진 ‘피와 땀의 무게’를 가늠케 했다.

 특히 국민회의 4·3특별법안을 발의했던 추미애의원은 “시공을 초월해 그지없이 소중한 인권의 결정체로서 각고의 노력으로 이뤄진 4·3특별법이 제정된 만큼 시시비비로 이해에 몰두해 법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말고 모두가 처음 출발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성재 청와대 민정수석은 “작년 8·15를 계기로 대통령께 분단과 독재, 가난의 아픔과 한을 풀기 위한 법과 제도를 새천년을 맞기 전에 마련할 것을 건의, 대통령께서 민생개혁 입법차원에서 4·3특별법 제정을 특별지시했다”고 밝혔다.

 ○…강창일 4·3연구소장은 이어 4·3범국민위의 향후 활동방향과 관련 △철저한 진상규명과 4·3당시 미국의 역할과 책임의 규명 △‘4·3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위원회’의 올바른 구성과 운영 △미공개 자료 발굴 및 국제적인 여론 형성을 위한 국내외 네트워크 구축 등을 제언했다.

 또 이날 대회에서는 김정기 교수가 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특히 최근 보스워스 미국대사가 4·3당시 양민학살에 대해 미국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처럼 발언한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정부는 자료의 숨김없는 공개는 물론 진상규명에 따르는 사과와 명예회복 조치, 피해배상 등에 대해 더욱 전향적인 자세로 임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대회는 양금석 4·3도민연대 상임공동대표의 ‘4·3진상규명 만세’‘인권평화 만세’‘민족통일 만세’ 삼창으로 매듭을 지었다. <서울=진행남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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