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버젓이 판매…'뒷북' 식약청에 비난 목소리 커져

   
 
   
 
[노컷뉴스]

아기들이 주로 사용하는 베이비파우더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되자 소비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석면 성분이 나온 것으로 확인된 일부 제품들은 식약청의 유통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통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주로 태어난지 몇 개월 되지 않은 아기들이 수시로 바르는 제품에 암을 일으키는 독성물질이 함유돼 있다는 소식에 엄마들은 공황상태에 휩싸였다.

14개월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장수진(34.서초구 반포동)씨는 아이에게 발라주던 파우더가 뉴스에 나오자 앞이 캄캄해졌다.

장씨는 "우리 아이가 쓰는 제품이 방송에 보여서 너무 놀랐다"면서 "그걸 아이한테 계속 발랐으니 몸에 남아 있을 것 아니겠냐, 아이한테 너무 미안하다"며 어쩔줄 몰라 했다.

역시 10개월 넘은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은영(33.서초구 잠원동)씨도 "친구에게 문자로 소식을 받고 확인하러 집에 들어가는 길"이라며 "아기들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을 기하고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를 목욕 시킨뒤에 파우더를 수시로 발라주던 김서연(36)씨도 "회사를 믿고 많이 썼는데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배신감마저 느끼고 무섭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몇해전부터 석면 검출량을 규제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식약청의 늑장 대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관리 당국의 무지로 태어난지 몇 개월 안된 수많은 아기들이 석면이 함유된 베이비파우더에 무방비로 노출된 셈.

유순애(49)씨는 "식약청에서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해외 사례를 보고 미리 대비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식약청의 허술한 관리를 꼬집었다.

아이를 키우는 주부 김모씨는 "이렇게 유아 용품 관리가 허술해서 되겠느냐"며 "업체는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정부도 잘못"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식약청에서는 결과를 발표한 뒤 해당 제품 전량에 대해서 판매중지 및 회수폐기 지시를 내렸지만 이날 저녁까지 대형 마트에서 버젓이 상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더구나 약국이나 슈퍼 등 소매상 등에는 지침이 전달되지 않아 그대로 방치된 상태이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아직 특별한 지침이 내려온 것이 없어 제품을 진열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모르고 팔아왔지만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이를 키우면서 한번 쯤은 써봤을 베이비파우더에 석면이 함유돼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상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사후 처리 및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CBS사회부 조은정·박중석·문석준 기자  aor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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