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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의 역사를 묻어둔 곳에서 평화의 씨 자랄 수 없어4·3 61주년 기획 : 끝나지 않은 진상규명의 역사 10. <인터뷰> 하명실 교사의 '4·3'
현순실 기자
입력 2009-04-08 (수) 15:15:00 | 승인 2009-04-08 (수) 15:15:00
하명실 교사(50·제주중앙여중)는 83년부터 제주에서 역사 교사로 살아가고 있다. 제주4·3교육자료를 만들면서 '제주사랑역사교사모임'이 결성됐다. 10년째 좋은 선생님들과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소년을 위한 제주역사를 엮어내는 즐거움을 함께하고 있다. 

△학교에서 4.3교육은 활발한가?

  활발하지 않은 것 같다. 진상보고서가 만들어지고, 교육청 차원에서 제주4.3 교육자료가 만들어지고 있으나 제주4.3 계기 교육은 여전히 교육 담당자의 역량과 의지에 따라 행해지고 있다고 본다. 교육청 차원에서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동영상을 만들어 계기 교육을 구체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4.3 계기 교육 정책을 실시하면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지금 세대들에게 4.3을 바르게 가르쳐야하는 이유는?

 제주 4.3은 단순한 지방사가 아닌 2차 대전 후 형성된 냉전 체제 속에서 빚어진 대표적인 우리 현대사이다. 그런데도 분단의 벽에 갇혀 오랫동안 금기시되었다. 숱한 사람들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권력에 희생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체념 속에 제주사람들은 4.3을 가슴에 묻어두고 국가 권력의 눈치를 보며 살아왔다. 노예적인 삶을 강요당하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평화의 씨를 뿌릴 여력이 없다.

  야만의 역사를 묻어둔 곳에서는 평화의 씨가 자랄 수 없다. 국가 권력에 의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짓밟혔던 지난 세월을 넘어서서 제주 사회가 인권과 평화의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제주 4.3을 바르게 인식시키고 4.3과 같은 야만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인권. 평화의 가치를 고민하고 실천하도록 하여야 한다.

△ 4.3 교육활동에서 유의할 점은?

가. 제주 4.3을 중심에 두고 해방 직후부터 분단까지의 우리나라 현대사를 가르치자.

나. 제주 4.3을 바르게 인식시킨 후에는 반드시 평화. 인권 교육의 장으로 내면화 활동을 진행하여야 한다. 사실만을 인식시키고 끝나버렸을 경우에는 제주 4.3교육이 국가 권력에 대한 증오나 체념, 패배의식을 고착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면 지금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지난날 자신들이 당했던 고통을 또 다른 약자에게 전가시키는 비극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반드시 다양한 내면화 교육 과정을 통하여 인권. 평화의 가치를 고민하고 실천하도록 하자.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4.3을 강의식으로 수업을 한 후 자신들이 알고 있는 4.3을 그림 동화처럼 재구성하게 하고 인권 교육으로 자신의 인권지수를 고민해보는 수업을 시킨 후 제주 4.3의 성격을 규정해보라고 했더니 '제주4.3은 자유를 향한 외침이었다' 고 답을 하였다.

다. 혼자 수업을 하려고 하지 말자. 학기 초에 여러 교과 선생님과 팀을 만들어 수업을 하자. 예를 들면, 사실 인식은 사회과 교사가 하고 내면화 활동으로 글, 그림, 체험 학습 등은 국어, 미술, 도덕 교과 교사들이 담당하면 좋다.
 
△ 4.3 교육시 어려움은 없는가?

글쎄요. 커다란 어려움은 없는데 있다면 아직도 다른 교과와 팀을 만들어 수업하는 경우가 익숙하지 않아서 수업 시간 확보가 어렵다. 최소한 2시간 사실인식, 2시간 내면화 활동이 필요한데, 특히 3학년인 경우에는 모의고사 등의 시험으로 학기 초에 4.3 교육 활동이 힘들다.

△ 교실. 현장 체험 활동 병행 수업의 좋은 점은?

  사실 인식에 도움이 되며 가슴으로 사건을 이해하게 되기 때문에 사실 인식과 가치 내면화 교육이 심화된다.

△ 4.3관련 평화.인권 조례를 제정, 제주4.3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오랫동안 금기시되었던 제주 4.3이기 때문인지. 어느 정도 4.3 교육의 장이 자유로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4.3 교육 현장은 뜨겁지 않다.

  제주4.3으로 인한 제주사회의 분노, 체념의 어둠을 거두고 우리 제주에 평화의 씨를 뿌리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제주4.3 평화공원 전시물에서 4.3피해 학교 시설 등에 대한 전시나 정보가 없다고 한다. 이에 대한 생각은?

  꼭 학교 시설 피해 전시나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또한 구체적인 피해 사례 공간을 많이 조성하지 않은 것은 증오와 체념의식을 강화시킬 우려의 결과라고 이해를 하고 있다.

△ 일부 보수 세력의 4.3 왜곡에 대한 교사로서의 입장은?

  글쎄요? 진정한 보수란 어떤 존재들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권력에 의해 역사가 왜곡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아무쪼록 우리 사회가 인간의 존엄성이 실현될 수 있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가 조화를 이루는 그런 평화로운 사회로 갈 수 있도록 제주 4.3이 바르게 조명되고 자유롭게 4.3을 가르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교사사이에는 제주4.3교육 및 정보 공유가 잘 이루어졌는가?

  10년 전부터 전교조 제주지부에서는 4.3교육을 바르게 시키기 위한 연수와 자료를 여러 선생님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육청과 도청 그리고 4.3연구소 , 4.3평화공원 쪽에서도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시키고 자료를 만들고 있다. 교사 개개인의 의지만 있으면 4.3 교육자로서의 역량을 갖출 수 있는 기회는 점점 풍부해지고 있다.

△ 4.3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제주 4.3을 현대사의 틀 속에서 파악하면 제주 4.3을 제대로 알 수 있다. 제주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제주 4.3을 정직하고 진지하게 바라보자, 그리고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하자. 다시는 돈이나 지식 그리고 권력 등이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끝>

현순실 기자  giggy12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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