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4·3문화아카데미 강좌서 박명림 교수 주장

   
 
  4·3평화재단이 주최한 4·3문화아카데미에 두번째 강사로 참여한 연세대 박명림 교수.  
 
"지난 전쟁은 미래에 평화를 꽃 피울 오늘의 씨앗이다. 제주는 4·3의 기억을 씨앗 삼아 동북아 평화의 거점으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

4·3평화재단이 주최한 4·3문화아카데미가 4·3평화기념관 대강당에서 지난 4일부터 매주 한 차례 열리고 있는 가운데, 11일 강사로 나선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이 같이 주장했다.

 '현대한국, 냉전, 분단과 제주4·3' 주제로 열린 이 날 강연에서 박 교수는 "화해가 있고 난 후 상생이 따라 온다"며 "4·3에 대한 진실규명이 어느정도 진척돼 화해의 기운이 오고 간 만큼 이제는 상생을 위해 움직일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평화(平和)란 한자어에는 사람과 번영의 의미가 함께 들어 있다"고 풀이, "제주가 역사규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생명중시로 외연을 넓혀 4·3을 통해 제주 미래의 번영을 준비해야 한다"며 이 때 "상생은 4·3에서 보편적 상징을 만들고 그곳에서 정신을 찾아내 알리는 '4·3 세계화' 작업이라고 정리했다.

이와함께 박 교수는 제주가 동북아 평화의 거점이 되기 위한 몇가지 구체적 사안을 주문했다.

박 교수는 우선 "제주4·3평화공원 및 기념관이 4·3의 아픔과 해결 등 일련의 과정을 충분히 역동적으로 설명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한 뒤 "20세기 냉전과 학살, 전쟁, 이데올로기의 현장을 보여주는 세계 및 동북아 평화교육현장으로 자리잡기 위해 콘텐츠를 더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학여행 코스에 기념관 경유 지침을 권유한다든가 인근에 수련원을 만들어 제주를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들이 4·3을 인지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도 다각도로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교수는 또, 국내외 평화 교육·연구 센터 등을 유치, 제주에서 평화와 관련한 다양한 교육과 연구, 자료 생산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 명예제주도민제도를 통한 비제주인의 제주 및 4·3 홍보 통로 확대, 제주평화상 제정, 국내외 평화대회 유치 등을 덧붙여 제안했다.

박 교수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특히 동 대학원에서 제주4·3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글 사진  문정임 기자 mungdang@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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