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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화제> “이렇게 ‘하나’를 느낍니다”2009 제주국제평화마라톤 다문화가정 참가자 눈길…남편 직장 따라 참가도
지역 행사 통해 특별하지 않은 이웃으로, 힘들 때 손 잡아주며 ‘가족’ 확인
고 미 기자
입력 2009-04-26 (일) 14:36:53 | 승인 2009-04-26 (일) 14:36:53

   
 
  26일 제주시 애향운동장에서 열린 2009 제주국제평화마라톤에는 도내 다문화가정들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아침 일찍부터 아빠 손에 이끌려 애향운동장에 나온 지혜(7)는 뚱한 표정을 풀지 않았다. 오빠 행복(9)이도 마찬가지. 언제면 집으로 갈까 애꿎은 돌부리만 툭툭거린다.

그에 비해 엄마·아빠의 표정에는 흥이 가득하다.

가족이 된지 이제 9년째. 이젠 어디로 보나 제주 아줌마가 된 로나 그레이스씨(29)와 든든한 나무 같은 박상엽(39)씨가 26일 마라톤에 도전했다.

‘가족이 함께’하려다 보니 5㎞에 참가신청을 냈다. 박씨는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는 빠져본 적이 없다”며 “돈을 벌고 술을 마시고 하는 것 보다 가족들과 함께인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필리핀 출신의 로나씨는 얼굴을 다 덮는 겨울모자까지 챙겨 쓰고 매서운 바람에 대비했다. 익숙할 만도 한데 거친 제주 바람만큼은 좀처럼 친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엄마·아빠 손에 끌려가다시피 출발선을 나섰던 아이들의 돌아오는 발걸음은 공기처럼 가볍다.

가다 힘이 들면 누구든 옆에서 손을 잡아주고, 뒤쳐지는가 싶으면 조금씩 속도를 늦춰 한 걸음이 된다.

아이들의 참가 기념메달을 챙기던 로나씨는 “혹시나 하는 맘에 아이들 옷을 챙겨 입혔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버리고 싶을 정도였다”며 “아이들과의 추억이 하나 더 생겨 좋았다”고 귀띔했다.

2009 제주국제평화마라톤에는 ‘행복이네’와 같은 다문화가정 10여쌍이 참가했다. 기세 등등한 칼바람에 끝내 행사장에 오지 못한 몇몇을 빼고 아이들까지 함께 한 가족팀도 여럿 된다.

제주국제가정문화원이란 공통점으로 묶인 이들 중에는 강영준(38)·제유(21·베트남)씨 부부와 강성국(44)·로이(24·〃)씨처럼 결혼한지 얼마 안된 새내기 부부도 있다.

어색한 듯 대열에 참가했던 이들 부부도 돌아오는 길에는 손을 꼭 잡은 채였다.

같은 버스로 운동장까지 왔지만 남편 직장을 따라간 결혼이주여성도 적잖다.

임정민 원장은 “‘다문화가정’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보편적인 사회구성원이 되고 있다”며 “가족단위로 함께 참가할 수 있는 행사는 그런 존재감을 확인하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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