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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침' 을 경계하다<8> 백자 계영배
문정임 기자
입력 2009-04-27 (월) 13:59:37 | 승인 2009-04-27 (월) 13:59:37

   
 
  백자 계영배.  
 
조선시대, 왕실 진상품을 만들던 유명한 도공이 있었다. 왕실의 신임과 유명세에 들떠 방탕한 생활로 재물을 모두 탕진하고 스승에게 쫓겨난 도공은 이후 잘못을 뉘우치며 술잔 하나를 만들었다고 한다. 끝없는 욕심과 지나침을 경계하라는 의미가 담긴 계영배가 그것이다.

'가득 참을 경계한다'는 뜻을 지닌 계영배는 다른 술잔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있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술잔에 술이 어느 정도까지 차게 되면 술잔 옆 구멍으로 술이 새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술을 잔에 가득 채워 마시지 못하게 되어 있다.

술잔 바깥에는 양각으로 매화꽃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잔의 안에서 밖으로 이어져 조각된 매화 나뭇가지는 대롱모양으로 만들어져 가득 찬 술이 밖으로 새어나갈 수 있도록 제작됐다. 흘러내린 술은 버림없이 다시 따라서 마실 수 있도록 잔 받침은 주전자처럼 만들었다.

계영배는, 소설 「상도」의 주인공이기도 한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1779∼1855)이 늘 그것을 옆에 두고 끝없이 솟구치는 과욕을 다스리며 큰 재산을 모았다고 전해지면서 우리에게 더욱 잘 알려졌다. 욕심이 오히려 개인 발전의 동력으로 미덕이 되는 요즘, 우리 모두가 하나쯤 자신만의 '계영배'를 곁에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제주박물관 신명희 학예사>


문정임 기자  mungdang@hanmail.net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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