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백자 계영배
백자 계영배. | ||
'가득 참을 경계한다'는 뜻을 지닌 계영배는 다른 술잔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있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술잔에 술이 어느 정도까지 차게 되면 술잔 옆 구멍으로 술이 새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술을 잔에 가득 채워 마시지 못하게 되어 있다.
술잔 바깥에는 양각으로 매화꽃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잔의 안에서 밖으로 이어져 조각된 매화 나뭇가지는 대롱모양으로 만들어져 가득 찬 술이 밖으로 새어나갈 수 있도록 제작됐다. 흘러내린 술은 버림없이 다시 따라서 마실 수 있도록 잔 받침은 주전자처럼 만들었다.
계영배는, 소설 「상도」의 주인공이기도 한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1779∼1855)이 늘 그것을 옆에 두고 끝없이 솟구치는 과욕을 다스리며 큰 재산을 모았다고 전해지면서 우리에게 더욱 잘 알려졌다. 욕심이 오히려 개인 발전의 동력으로 미덕이 되는 요즘, 우리 모두가 하나쯤 자신만의 '계영배'를 곁에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제주박물관 신명희 학예사>
문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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