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기상이변발생 빈도와 대응능력 평가서 제주 탄력성 지표 '바닥'
잦은 열대야, 높은 호우 빈·강도, 등 기상 이변 적응 대책 수립 시급

 제주가 우리나라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홍수와 가뭄, 혹서 등 기상이변과 그에 따른 재난에서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분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최근 16개 광역지자체의 지역별 최근 기상이변 발생 빈도와 대응능력을 종합 평가한 결과 제주의 기후변화 취약성·탄력성 지표(VRI)는 4.43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대전 12.24점 등과 비교할 때 기후변화에 따른 취약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적응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연구원은 지자체별 기후변화 취약성과 대응능력 평가를 위해 기후 노출(호우·혹서 일수, 최대 강수량 등), 기후변화 민감도(상하수도 보급률, 산림비율, 인구당 의료기관 수 등), 적응 능력(지역총생산(GRDP)·인구당 공무원수·인구밀도 등)과 관련된 33개 항목을 비교 분석했다.

 제주의 경우 혹서와 혹한 등 극한 기후가 나타나는 정도(기후노출지수)와 기후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최근 20년간(1986~2006년) 일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열대야)인 날이 평균 21.8일로 전국에서 가장 잦은 것으로 집계됐는가 하면, 가장 열대야가 많았던 해에는 25.45일이나 더위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등 가장 적은 인천 3.41일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대신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일 강수량이 80㎜ 이상인 날은 평균 4.06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1일 최대 강수량은 평균 207.35㎜로 16개 지자체 중 4번째 수준으로 파악됐다.

 비가 많이 내린 날이 많았던 반면 연속적으로 비가 내리지 않았던 날(무강수일수)도 평균 10.05일로 강원도(11.50일)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것으로 나타나는 등 날씨 기복이 심했다.

 특히 자연재해에 따른 초과 사망자 수 자료분석에서 제주는 가장 적은 대전에 비해 10배 이상 큰 차이를 보였다.

 제주는 중상위 수준(6위)의 적응능력에 비해 호우빈도와 호우강도, 무강수일수, 저수율 등 높은 민감도와 기후노출지수로 인해 기후 변화 취약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 측은 이들 평가 결과를 근거로 "적응능력이 높다고는 하지만 기후변화 수준 등을 감안할 때 기반시설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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