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온 편지> <10> 보물 1437호 백자 달항아리

   
 
  ▲ 보물 1437호 백자 달항아리.  
 
조선시대 만들어진 둥근 항아리 중 높이와 몸통 지름이 거의 같은 항아리를 우리는 백자 '달항아리'라고 부른다. 생긴 모양이 마치 보름달처럼 둥글다 하여 붙여졌는데 이러한 별칭이 '백자대호'라는 원래 이름보다  더 많이 불린다.

보물(1437호)로 지정된 이 달항아리는  '가득 들어참'에서 오는 풍성하고 여유로운 느낌과  둥근 모양이 주는 따뜻하고 넉넉한 인상이 이러한 가치를 중시한 우리 고유의 정서와 비슷하다. 신기하게도 이런 모양의 항아리는 같은 시기 도자기 제작이 크게 흥하였던 중국이나 일본 등지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조선만의 고유의 것이다.

위와 아래를 따로 만들어 붙이기 때문에 완벽한 원형을 이루지 못하고 높이에 비해 몸통이 약간 벌어져 보이는 둥근 구형이지만, 이러한 특징은 오히려 백자 달항아리의 독특한 조형미를 만들어 내고 있다. 맑은 황갈색을 아주 엷게 띠는 투명유가 얇지만 완전하게 융착돼 있다. 입술부분은 일부 수리하였지만 전체적인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정월대보름이나 한가위에는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풍습이 전해온다. 모두의 소원을 가득 담을 수 있는 넉넉한 모양새의 보름달을 곁에 가까이 하고 싶었던 조상들의 마음이 이러한 백자 달항아리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제주박물관 신명희 학예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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