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채오름 동굴함몰지 쓰레기 15t 수거 완료…여전히 많아 지저분
이른 더위에 악취·병해충·토양 오염 우려
경고 팻말 하나 없는 등 행정 무관심 여전

   
 
  ▲ 지난 4월24일 보도된 동굴 함몰지 쓰레기 수거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15톤 가량이 치워졌지만 13일 현재 아직도 수톤의 쓰레기가 남아있어 환경오염 실태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성익기자 ddung35@jemin.com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채오름 입구 동굴함몰지에 투기된 수십톤의 쓰레기(본보 4월24일)가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

 관련 사실이 보도된 뒤 행정당국에서 대대적인 쓰레기 수거에 나섰지만 한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정비가 마무리되지 않은데다 오래 방치된 탓에 이들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수거하지 못하면서 또다른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길이 50여m, 너비 20여m, 깊이 10여m 규모의 채오름 입구 동물함몰지에는 쓰레기 수십톤이 겹겹이 쌓이면서 거대한 '쓰레기 산'을 이뤄 쓰레기 야적장으로 오인할 정도였다.

 보도 이후 행정당국은 2주동안 수십명의 인력을 동원해 작업을 펼쳤으며 지난 4일 동물함몰지에 투기된 15t 상당의 쓰레기를 수거해 정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쓰레기 수거 당시에도 부패 등으로 악취가 심해 인부들이 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또 쓰레기 수거 과정에서 쓰레기를 몰래 버린 것으로 확인된 마을주민 3명을 파악,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행정조치도 이어졌다.

 시 관계자는 "수거과정에서 깡통, 비닐을 비롯해 냉장고 등 대형 기기도 상당히 많이 발견됐다"며 "차량을 이용해 대량 투기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시설물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쓰레기 수거가 완료됐다는 동굴함몰지 현장에는 여전히 많은 쓰레기들이 정비되지 않고 방치돼 추가 오염 우려를 높이고 있었다.

 13일 찾은 현장에는 비닐과 플라스틱 등이 처리되지 않고 나뒹굴고 있었으며 철조망 등도 뒤엉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대 등에 담겨 버려진지 수년이 지난 것으로 추정된 일부 쓰레기는 아예 손도 못 댄 상태였다.

 문제는 동굴함몰지 주변에 구실잣밤나무 등 상록수림이 분포, 한창 마른 잎이 떨어지는 시기여서 쓰레기 수거 여부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데다 이른 더위와 집중 호우 등에 노출된 이후 2차 오염까지 우려된다는 점이다.

 특히 동굴함몰지가 지하수 동굴 유입 및 다양한 식생 분포 등 환경·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만큼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쓰레기 수거 작업 및 예방대책을 펼쳐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쓰레기가 제때 처리되지 못하면 쓰레기 침출수로 인해 토양·지하수 오염 등으로 이어지면서 환경 오염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며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서둘러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현장 쓰레기들 대부분이 부식·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확인돼 퇴비 등으로 사용될 만큼 부패한 것들은 정리하지 못했다"며 "아직 정비되지 않은 부분은 확인해 바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kd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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