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미술의 어제와 오늘' 세미나서 김영호 교수 주장

   
 
  ▲ 제주도립미술관 개관기념 '제주미술의 어제와 오늘' 주제 세미나가 29일 미술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단순 시대환경을 중심으로 한 작품해석에서 벗어나, 환경에 대응하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진 인간의 작품으로서 이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아야 한다"

제주도립미술관 개관을 기념해 29일 미술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주미술의 어제와 오늘' 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김영호 교수가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교수는 '제주미술사 어떻게 쓸 것인가' 주제 기조발제를 통해 "인간은 사회·역사·문화 등의 시대적 상황에 영향을 받으나, 예술은 개인적 언어로 쓰여진 지극히 주관적인 결과물이므로 이에 대한 해석 역시 다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지금까지는 인간이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는 전제 아래 그들 작품 또한 시대적 환경을 중심으로 좁게 해석되어 왔다"고 지적, 그러나 "미술사의 관심은 환경에 의해 결정되어진 척도가 아닌 환경 자체를 넘어 그에 대응하는 방식과 결과까지도 살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세미나에서는 '피난화가들이 제주를 유토피아적인 모습으로 형상'했다는 기존 해석에 대한 이견이 제시됐다.

토론자로 참석한 미술평론가 정준모씨는 미술평론가 조은정씨가 발제한 '한국전쟁기 난민화가의 제주도 이미지에 대한 연구' 발표에 대해 "제주의 낯선 섬 환경과 생경함이 그들에게 창작의지를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은 되지만, 이러한 결론에 앞서, 당시 제주도에서 태어난 화가들의 작품에서도 이렇게 제주도를 유토피아적 공간으로 표현한 경우가 있는 지, 왜 하필 평양에서 태어나 경찰에 투신, 제주로 근무왔던 이들(장리석 최영림 홍종명)에게서 이러한 유토피아적 이미지를 찾을 수 있는 지 등에 대한 검토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도립미술관 개관에 앞서 제주미술사에 대한 일련의 학문적 근거를 확립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세미나에는 이외 △추사 김정희의 제주시절과 그 제자들 △제주출신 일본유학 미술가들 △한국전쟁과 피난민 예술가들 △전후 제주화단의 형성과 전개 △한국미술사 문맥에서 본 오늘의 제주미술 등의 주제발표가 마련됐다. 

글 사진=문정임 기자 mungdang@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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