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강’ 한국 월드컵 본선 진출사
<1>1954년·1986년·1990년

아시아 축구의 역사를 이끌어 나가는 한국이 7회 연속 본선 진출로 아시아 대륙 최고, 최다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새로운 금자탑을 쌓았다.
 한국이 7회 연속 본선행을 확정하면서 브라질(18연속), 독일(14연속), 이탈리아(12연속), 아르헨티나(9연속), 스페인(8연속)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은 연속 출전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이를 기념해 총 8회 출전, 7회 연속 본선 출전을 이룬 한국축구의 월드컵 본선 무대 도전사를 정리했다.
 
 1.1954년 스위스 월드컵=세계 무대 첫 도전
 
 1945년 광복으로 나라를 되찾은 한국은 축구를 통해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48년 9월 4일 대한축구협회(KFA)의 출범과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했고, 1954년에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정식 회원국이 됐다. 그리고 1953년 한국전쟁 종전과 함께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숙적' 일본을 꺾고 첫 본선 진출의 역사를 썼다.
 
 한국 축구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김용식 선생을 감독으로 한 한국 대표팀은 스위스로 가는 여정에 모든 체력을 소진했다. 헝가리와의 역사적인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슈퍼스타' 페렌츠 푸스카스에게 유린당하며 0-9로 참패를 당했고, 이어 터키와의 2차전에서도 0-7로 패하며 쓸쓸하게 돌아와야 했다.

   
 
  ▲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대한축구협회 제공  
 

 
 2.1986년 멕시코 월드컵=첫 골과 첫 승점
 
 또 한번 세계 무대를 밟기까지는 무려 32년의 시간이 걸렸다.
 천신만고 끝에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한국은 김정남 감독, 김호곤 코치 체제에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아시아 축구 선수 사상 최고의 활약을 펼친 차범근을 비롯해 최순호, 김주성, 허정무, 조광래, 박창선, 김종부 등 아시아 무대를 호령하던 초호화 군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 한국은 발다노에게 두 골, 루게리에게 한 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후반 28분에 박창선이 시원스런 중거리슛으로 한국 축구의 월드컵 무대 사상 첫 골을 성공시키는 감격을 이뤘다.
 1-3으로 패한 한국은 동유럽의 강호 불가리아와 2차전에서 전반 11분에 토프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26분에 김종부의 동점골로 무승부를 이루며 월드컵 무대 첫 승점을 따냈다.
 또 하나의 우승후보 이탈리아를 만난 3차전에서는 최순호와 허정무의 골로 끝까지 이탈리아를 추격했으나 조광래의 자책골로 인해 아쉽게 2-3 석패를 당했다.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대한축구협회 제공  
 
 
 3.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세계의 벽을 느끼다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며 본선에 오른 대표팀을 향한 기대는 높았다. 1986년 월드컵에서의 선전도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4년 간 아시아 축구가 제자리 걸음을 한 사이 세계 축구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다. 자신감있게 나선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한국은 1954년에서의 참패에 버금가는 충격 속에 3전 전패로 귀국길에 올랐다.
 이회택 감독의 지휘 아래 본선에 나선 한국은 '유럽의 붉은 악마'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후반전에 데 그리세와 데 울프에세 연속골을 내주며 0-2로 완패했다. 스페인과의 2차전에서는 황보관이 대포알 같은 프리킥 슈팅으로 한 골을 만회했으나 미첼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3으로 무너졌다. 남미팀 우루과이와의 3차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에 폰세카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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