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제주국제공항내 4·3집단학살지 유해발굴 사업 마무리…제례봉행 및 발인행사 열려

   
 
  ▲ 지난해 9월18일부터 올해 5월22일까지 진행된 제주공항(옛 정뜨르비행장) 4.3 집단학살지에 대한 유해발굴 작업을 통해 발굴된 유해 259구에 대한 제례봉행 및 발인행사가 10일 제주공항 내 임시안치소에서 진행된 가운데 유해를 실은 운구차량이 제주공항을 빠져나오고 있다.박민호 기자 mino77@jemin.com  
 
“통한의 눈물과 노여움을 모두 푸시고 편안히 쉬소서”

10일 제주국제공항내 4·3집단학살지 발굴 유해 운구에 앞서 제주공항내 유해임시안치소 앞에서 진행된 제례봉행에서 유족들의 오열 속에 4·3희생자의 넋을 달래는 추도문이 낭송됐다.

유족들 앞에는 대형탑차 3대에 제주국제공항내 4·3집단학살지(옛 정뜨르비행장)에서 발굴된 유해 184구가 가지런히 실려 있었다.

추도문 낭송이 끝나자 유족들은 정성스럽게 술잔에 술을 따라 올리면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강애자씨(62·여·대정읍)는 “2살 때 면사무소에 근무하던 아버지가 아무런 이유 없이 경찰에 끌려간 후 60년동안 어디에 계신지 몰랐다”며 “지난 3월에야 아버지가 당시 제주공항에서 죄도 없이 총살당했다는 사

실을 알게됐다”고 말하면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지난해 9월18일부터 8개여월 동안 진행된 제주공항 4·3집단학살지 유해발굴 작업이 2차 유해 운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유해발굴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4·3연구소는 이번 유해발굴 작업에서 그동안 이뤄진 유해발굴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인 완전유해 259구를 최종 수습했고, 탄피·탄두·버클·숟가락·약병·권총 등 유류품 1000여점을 발굴했다.

이들 유해들 가운데 200여구는 손이 뒤로 묶인 형태로 발굴돼 당시 일방적으로 학살이 이뤄졌음이 확인됐으며, 당시 희생자들이 수형인 신분이였기 때문에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유류품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에 발굴된 유해들은 제주대 의대 법의학교실로 운구돼 유전자(DNA) 분석 등을 통해 유해의 감식작업을 진행하고, 유족들의 DNA와 대조해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날 용담해안도로 어영소공원 남쪽 분향소에서 진행된 발인행사에서 송승문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위원회 위원장은 주제사를 통해 “황망히 떠나신지 60년이 지난 오늘이에야 향을 피워 명복을 빌게됐다”며 “하지만 억울하게 숨진 희생자들을 지금도 빨갱이라고 매도하는 세력이 있으며, 우리 유족들은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이들과 맞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공항내 4·3희생자 유해발굴 작업은 지난 2007년에 이어 두 번째이며, 지난 2007년 남북활주로 서북쪽 일대에 대한 유해발굴사업 결과 완전유해 54구와 부분유해 1000여점, 탄두 및 탄피·신발·도장 등의 유류품 659점이 발굴됐다.

또한 도 전역 학살·암매장지역에 대한 3단계 유해발굴 사업이 남아있지만, 정부의 예산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실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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