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비 지급 자료 분석 결과 인구 10만명당 환자수 전국 1위
여성·노인 우울증 환자 증가세…'나홀로'노인가구 접근성 중심 네트워크 구축해야

 외로움·지병·경제적 어려움 등에 따른 노인 우울증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중에서도 70대 이상 여성의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노인이 많은 제주지역이 상대적으로 우울증 환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는 등 맞춤형 사회 안전망 구축을 서둘러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인구 10만명 당 우울증 환자 4년째 제주 1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4일 공개한 최근 4년 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수는 46만9522명이나 된다.

 이중 여성이 32만7043명으로 남성에 비해 2.5배 정도 많았으며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노령 우울증 환자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 지역의 인구10만명당 우울증환자는 1304명(남 743명·여 1876명)으로 최근 4년 간 우울증 환자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도내에서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6843명으로 이중 여성이 4875명이나 됐다. 지난 2006년 전년(2005년 6574명)에 비해 3000명이나 많은 9757명이 우울증 치료를 받았던데 반해 이후 2년 동안 우울증 환자는 매년 500명 이상 줄었다.

 이에 반해 우울증 진료비는 계속 증가했다. 우울증 환자 1인당 연간 진료비는 2006년 21만720원에서 지난해 33만 8740원으로 13만원 가까이 늘었다. 급여비 역시 2006년 14만5046원에서 2년 새 9만여원 많은 23만6446원으로 증가했다.

 △노령 우울증 '황혼자살' 사회문제

 지난해 도내 여성 우울증환자는 남성보다 2.48배 많았다. 전국적으로 남녀간 우울증 환자 비율은 10대부터 여성이 많아져 30대에서 남녀간 비율이 2.7배로 가장 컸다. 다음으로는 50대 2.5배, 40대 2.4배 등에 달했다.

 70대 이상에서는 2008년 7만8291명으로 전년도 7만406명에 비해 11%이상 증가해 다른 연령대보다 증가폭이 컸다.

 제주지역의 경우 다른 지역과 달리 자식 등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특성이 노인 우울증의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제주지역 독거노인 수는 5월말 기준 9915명으로 도 전체 노인인구의 15.4%나 된다.

 고독·상실감과 경제적 빈곤, 신병문제, 노인경시 풍조 등이 복합되면서 자칫 '황혼 자살'등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사회적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인구학회 주최로 진행된 학술대회에서도 자살 시도 경험이 있는 65세 이상 노인 중 대다수가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한 채 8개월 내 또 다른 시도를 했다는 보고서가 발표되는 등 위험을 경고했다.

 연구를 진행한 상지대 박지영 교수는 "자살을 시도한 노인과 가족은 심한 죄책감과 고립감을 느끼며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현장 접근성이 강한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이들 노인에 대한 정책적·단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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