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송금·인출책 검거...조직적 범죄 드러나
제주지역 피해 8배 증가...수법 갈수록 지능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의 지속적인 홍보에도 피해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범행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데다,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신종 보이스피싱이 등장하면서 피해 예방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도내에서 보이스피싱 피해도 매년 증가, 서민들이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제주지역이 보이스피싱 범죄의 무대가 되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조직적 범죄 드러나

   
 
  제주동부경찰서는 8일 전화금융사기 송금·인출책 등 3명을 검거하고 이들이 인출한 현금을 압수했다. /조성익 기자  
 
도내에서 보이스피싱 송금책과 인출책 등 3명이 검거, 조직적으로 범죄가 이뤄져온 사실이 드러났다.

제주동부경찰서는 8일 송금책 장모씨(42·대만)와 인출책 장모씨(43·경기)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또 다른 인출책 황모씨(44·제주)를 불구속 입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대만인 장씨는 지난 6일 중국 광둥성에 거점을 둔 것으로 추정되는 모 사무실로부터 전화사기를 통해 계좌 3곳에 2777만여원이 입금됐다는 연락을 받고 또 다른 장씨를 통해 알게된 황씨에게 인출을 지시했다.

장씨로부터 지시를 받은 황씨는 제주시내 현금인출기 4곳에서 1727만여원을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장씨 등 3명은 제주시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접선을 시도하다 잠복중인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조사결과 이번 범죄는 우체국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사무실에서 조선족을 고용한 뒤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우체국 카드가 발급됐다면서 접근하는 수법”이라며 “만약 카드를 받지 못했다면 정보가 유출됐으니 안전한 계좌로 이체시켜주겠다며 현금을 빼돌려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국내에서 활동하는 송금책은 보이스피싱으로 인출한 금액의 절반 정도만 해외로 송금하고 나머지는 인출책 관리와 통장 구입,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피해 급증

보이스피싱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에도 피해는 되레 급증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법무부와 국세청, 경찰청, 우체국 직원 등을 사칭하는 사기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주지역 보이스피싱 피해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국회 안형환 의원이 최근 공개한 보이스피싱 피해현황에 따르면 제주지역 발생건수는 지난해 203건으로 2007년 129건보다 57.3% 늘었다.

특히 2006년 발생한 24건과 비교하면 무려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피해액도 2006년 1억6863만원에서 지난해 22억6878만원으로 13배 이상 급증했다.

게다가 올들어 5월말 현재까지 보이스피싱 피해액도 105건에 10억5933만원으로 파악,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도내에서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는 만큼 피해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홍보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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