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본격적인 물놀이철이 다가왔다. 물놀이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음주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겠다.

여름철에는 가뜩이나 물놀이 사고가 많은데, 통계에 의하면 “술을 마시고 수영하다가 사망하는” 경우가 전년 대비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 여름철 음주로 인한 물놀이 사고를 각별히 조심해야겠다.

실제로 2008년 소방방재청이 발표한 ‘물놀이 안전사고 발생현황’을 보면 작년 한 해 물놀이 사망자는 155명이었고 이 중 음주수영으로 인한 사망자는 28명이다. 또 2008년 물놀이 안전사고는 전년 대비 8.3% 증가한 반면 음주수영 사망자는 2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 한 잔이라도 술을 마시고 수영을 하는 것은 반혼수 상태에서 수영하는 것과 같다.

적은 양의 알코올이라 할지라도 우리 몸에 흡수된 알코올은 뇌의 중추신경계에 진정작용을 일으켜 반사신경을 둔하게 만든다. 가뜩이나 술을 마시고 물놀이를 하면 위급한 상황에 대처할 판단력이 떨어지거나, 발이 닿지 않는 물 속에서 평형감각을 상실하기 때문에 육지에서 보다 사고발생률이 더 높게 나타난다.

다사랑병원 이종섭 원장은 “평소의 습관적인 음주 때문에 음주수영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물놀이 때 음주를 하게 된다. 물놀이를 갈 때는 애초에 술을 준비하지 않아야 하며 부득이하게 음주를 해야 할 때는 물놀이가 끝나고 식사한 후 한두 잔 하는 것이 좋겠다”고 충고했다.

◇술 마시고 수영하면 왜 위험한가?

일본에는 잉어에게 사케를 먹이고 방사하는 행사가 있는데, 술을 마신 잉어가 한동안 정신을 못 차리고 물 속에서 이리저리 휘청거리는 모습이 사람들에게는 웃음거리였다.

‘제 물을 만난’ 잉어도 이럴진데, 술을 마신 채 수영을 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떨까?

미국에서 발표한 ‘각종 사고와 음주와의 연관성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주 한 병에 해당하는 와인 1병(700ml)이나 위스키 반 병(180ml)의 혈중 주정농도 0.15%에서 사고 위험성이 평소의 60배 이상이며, 물놀이로 인한 사망자 중에서 음주를 한 경우는 70%에 달했다는 보고가 있다.

몸 안에 흡수된 알코올은 손발 등의 운동신경을 다스리는 신경세포에 영향을 줘 운동능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술을 마시고 수영을 하는 것은 마치 음주운전을 하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 음주운전 기준을 보면 혈중 주정농도 0.05%이상 0.1%미만은 면허정지이며 이는 주종에 상관없이 3~4잔을 마시는 정도인데, 이 정도면 눈에 보이는 사물이 흔들리며 운동능력이 평소보다 떨어지게 된다.

물놀이로 치자면, 소주 반 병 마시고 수영할 경우 수면의 경계가 흔들리며 수영을 하면 평소보다 더 쉽게 지친다. 물이 무겁게 느껴지며 다리에 피로감이 일찍 와서 물에 떠있기 힘들어 진다.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는 경우에는 돌의 경계선이 흐릿하게 보여 발을 헛디디기 쉽고, 운동능력 저하로 중심을 잡지 못해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음주수영은 비단 운동능력 감소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몸 안에 흡수된 알코올은 심장의 수축력을 약하게 만들어 호흡곤란을 일으킨다. 수영은 호흡이 중요한 운동이고 평소보다 더 많은 호흡을 필요로 하는데 음주수영은 호흡운동에 장애를 일으키므로 사고를 유발하게 된다.

알코올은 또 혈관을 확장시키는데 음주한 상태로 물에 들어가면 낮은 온도 때문에 갑자기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급상승하여 심장마비가 일어난다. 물놀이 사고의 약 30%는 40대 이상에서 일어나며 40대 이상은 음주 후 물놀이를 하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우리가 술을 마시게 되면 체내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일시적으로 체온은 올라가지만 피부에서 열이 발산되기 때문엔 체온은 다시 떨어지게 된다. 음주를 하는 경우에는 한기를 느끼는 정도가 느려진다. 음주로 인해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물 속에 들어가면 차가운 물에 대한 반응이 더 느려지기 때문에 쉽게 저체온증에 빠진다.

◇여름철 휴가지 음주, 안전수칙이 필요

다사랑병원에서는 여름철 계곡이나 수영장 등에서 꼭 지켜야 할 금주 안전수칙 6가지를 발표하고, 일반인들의 주의를 촉구했다.

△음주수영 no! 금주가 원칙이다= 보통 물에서 평영 50m는 육상에서 전속력 250m를 달리는 것과 같다. 술을 마시면 운동능력이 더 떨어지므로 수영을 하는 것 특히 발이 닿지 않는 곳에서 수영하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다. 금주가 원칙이다.

△전날 과음, 다음날까지 이어진다= 혈중 주정농도 0.1% 정도에 해당하는 소주 1병이 우리 몸에서 완전하게 해독되려면 1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전날 소주1병 이상의 과음을 했다면 오전까지는 취한 상태라고 봐야 한다. 알코올 해독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숙취가 더 오래 가기도 한다. 숙취는 두통과 어지럼증을 유발해 정상적인 운동능력을 방해한다. 숙취 해소가 덜 된 상태에서 수영을 한다면 급격한 수영능력 저하로 사고가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땀을 흘리면 숙취가 해소된다고 잘못 알고 있는데 땀을 과도하게 흘리면 탈수증상이 생겨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으니 더 위험하다.

△술을 마셨다면 깰 때까지 기다려라= 소주 1잔이 해독되는 데에는 1시간 반이 걸린다. 소주 1잔에는 12g의 알코올이 들어있고 우리 몸은 1시간에 8g의 알코올을 해독할 수 있으며 이는 개인차가 있다. 소주 3잔을 마셨으면 보통 4시간이 지나야 완전 해독이 된다. 소주 5잔만 마셔도 눈이 풀리게 된다. 눈에 보이는 사물도 흔들리고 발도 뜻대로 움직이기 어렵다. 이 정도면 똑바로 걷는 것이 어렵게 되는데 계곡 같이 바위가 많은 곳에선 특히 조심해야 한다. 계곡에서 음주를 하게 되면 물가에 앉아 발을 담그고 술이 깰 때까지 쉬는 게 좋다. 신선한 바람이 부는 곳에 앉아 호흡운동을 해서 술이 빨리 깰 수 있도록 한다.

△야외에서 마시면 술이 안취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 야외에서는 시원한 바람과 깨끗한 공기 때문에 평상시보다 취기를 못 느껴서 과음하게 된다.가정에서 마시거나, 밀폐된 지하 공간에서 술을 마실 경우 같은 양이더라도 더 취하는 이유는 바로 환경적 요소 때문이다. 따라서 야외에서 술을 마실 경우에는 자신이 과음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과음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위험에 빠질 우려가 많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음주 소량이라도 다이빙은 금물= 다이빙이나 래프팅과 같이 운동을 요하는 동작은 단 한 잔의 술이라도 절대 금물이다. 수심에 대한 감각이 둔해져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음주 다이빙이나 음주 래프팅은 음주운전과 다를 바 없다. 오히려 래프팅은 운동량이 많아서 음주래프팅은 호흡곤란과 체력소모를 크게 한다. 배가 뒤집히는 경우에는 수영능력도 현저히 떨어진다. 래프팅이나 물놀이기구 탑승을 앞두고선 전체가 음주를 엄격히 금해야 한다. 물놀이 후에 음주를 하면 피로감 때문에 적게 마실 수 있으니 건강에도 더 나을 수 있다.

△음주자 입수를 막아라= 음주 후의 흥분성 행동은 주위의 만류가 최선의 해결책이다. 음주자를 강압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반발심을 키우게 된다. 음주자는 어린이처럼 감정적으로 대응하므로 명령과 힘으로 통제하기 보다는 부드럽게 타일러서 행동을 제약해야 한다. 술을 마시고 물에 들어가려고 하면 우선 물에 들어가는 것을 막고, 대화를 하면서 근처를 산책하면 음주자의 흥분 상태를 진정시킬 수 있고 술도 깰 수 있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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