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신화물청사는 과연 설계·기술적으로 완벽할까?

 이러한 물음에 공항공단 제주지사와 시공업체인 한진건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화물청사 입주업체들은 ‘동전의 다른 면’을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14호 태풍 '사오마이'가 북상할 즈음인 지난 12일 화물청사1층 화물 하역장소는 바람을 동반한 강한비로 인해 일부 지역이 물에 고이는 일이 빚어졌다.

 당시 침수를 막기위해 설치한 펌프는 유명무실,어쩔 수 없이 양 항공사와 화물업체들은 양쪽으로 개방되어 있는 셔터문 가운데 한쪽을 폐쇄한 상태에서 작업을 벌여야만 했다.

 화물업체들은 제주는 섬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비·바람이 심한 지역으로 현실에 맞게 초기 설계부터 활주로 쪽으로 캐노피(비가리개) 설치 방안을 논의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대부분 북서풍이 부는 겨울,우천시마다 셔터를 닫은 채 작업을 벌여야만 할 처지에 놓여 벌써부터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한진건설측은 물이 고여있었다기 보다는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생긴 사소한 문제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공항공단은 빠른 시일내에 본사와 협의를 거쳐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비가리개를 설치하겠다는 서로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또한 화물 검색을 하고 있는 소형 엑스레이실의 냉·난방 시설 미설치와 관련,항공사측은 감리단이 인정한 부분인 만큼 잘못 시공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공항공단·한진건설은 당초 설계초기부터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구체적인 진위여부야 차후에 밝혀지겠지만 청사 운영초부터 실제 이용자들인 화물업체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임에 틀림이 없다.

 ‘스토퍼(방지턱)’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공항공단이 후진하는 화물차량의 손상을 막기위해 설치했다는 ‘스토퍼’는 5톤이상 차량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대부분 소형 화물차량이 오가는 화물청사 사정을 감안하지 않았다.

 공항공단측은 사전 항공사로부터 자료를 받아 설치했기 때문에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는 방관자적 입장을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설계상 하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다시 뜯을 생각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외에도 셔터의 잦은 고장과 신화물청사의 기형적인 구조로 인한 청사내 교통사고 위험 등 갖가지 문제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으나 공항공단·한진건설은 운영상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전반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항공단과 항공사·화물대리점 관계자들은 수차례 협의회를 가졌으나 아무런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튼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란 말처럼 공항공단 및 화물청사 입주업체들은 51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신화물청사의 효율성과 활용도를 높이고 제주국제공항이 국제물류 중심지로 우뚝 올라설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 서둘러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때이다.<송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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